초청강연/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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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4.18 11:30

초청강연/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장

초청강연/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장

 

윤행자 재독한인간호협회장

파독 간호사․광부들의 ‘노후’, 정부가 관심 가져야

 

“60-70년대 파독광부․간호사 등 산업역군들이 현지 사회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지난 3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도심50+센터에서 개최된 WKWA(세계한인여성협의회)글로벌휴먼네트워크 19차 연사로 초청된 윤행자재독한인간호협회장이 남긴 말이다.

박철의 기자 tie2409@naver.com

 

‘간호사 파독 50주년 기념행사’를 널리 알리고자 방한한 그는 이날 “당시 파독 산업역군들은 돈을 벌면 당연이 조국에 보내는 것으로 알았기 때문에 연금 등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었다”며 “이런 이유로 노인이 된 이들이 독일의 사회복지혜택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당시 파독 광부․간호사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을 위해 월급의 대부분을 꼬박꼬박 보냈고 이 돈은 당시 외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조국에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데 보태졌다.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기간에 파독 광부·간호사가 보내온 송금액이 5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함께 일하던 사람들 모두가 월급을 타면 하루에 1마르크씩, 한 달에 30마르크를 제외한 나머지를 모두 한국으로 보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정부가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노후에 일정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독일의 병원에서 시체를 닦고 설거지나 하지 않았느냐”는 일부 사회적인 편견에 대해 그는 단호하게 거부했다. 독일에서 가장 성공한 다문화 이주민으로 한국인이 꼽힌 것은 파독간호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뒷받침됐다는 말로 대신했다. 특히 한인 2세들은 정계는 물론 재계, 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 가수는 2006년 동남아에 쓰나미가 왔을 때 2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자선과 나눔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이다.

1966년 한국해외개발공사가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독일로 파견한 간호사는 모두 1만500여 명. 광부들은 이보다 3년 앞선 1963년부터 파견됐다. 그는 2013년 한국의 국제의료재단 후원으로 파독 광부․간호사들의 전수조사를 하면서 실상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1차로 탄광촌 인근 80여 명을 찾았는데 너무나 힘들게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이 많았다”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지만 경제적인 여건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독 역군들이 청소비나 전기세 등 공과금에다 월세 정도만 부담하는 조건으로 정부에서 임대주택 등 거처할 공간을 마련해주면 상당수의 동포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윤 회장은 명절 때 막걸리와 김치 등 한국음식을 싸들고 여든을 넘긴 한 간호사출신의 할머니를 방문했던 사연을 소개했다.

“할머니께서 독일에 온 이후 한국 음식을 처음 먹어봤다고 하더군요. 근처의 식품점에 가면 한국 음식이 있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무릎이 아파 외출을 할 수 없고 또한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했습니다. 광부 출신의 한 독거노인은 쓰고 있는 안경알이 하나 빠져 있고 책상위에는 보험회사에서 온 편지를 개봉도 하지 않고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을 봤습니다. 상당수의 파독 역군들이 이역만리에서 이렇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자존심이 무척 강합니다. 결코 손을 벌리지 않아요. 하물며 사회보장제도에도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5월 파독 간호사 50주년 기념행사 마련

제13대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을 맡고 있는 윤행자 회장은 이날 “한국 경제개발에 기여하고 재독 한인 사회 발전에 앞장서온 파독 간호사의 업적을 평가하고 이를 기리고자 오는 5월 20∼21일 에센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열기로 했다”며 한국 정부는 물론 각계의 동참을 호소했다. 재독한인간호협회는 5월 20일, 21일에 독일 에센에서 간호사파독 50주년 기념행사와 학술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5월 2일 오후2시,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재독간호협회, 대한간호협회, 재외동포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파독간호50주년 기념식과 토론회가 열리며, 5월 2일부터 8일까지는 국회의사당 로비에서 파독간호사 사진전이 열린다. 4월 27일에는 사전행사로 대학로 대한아르코극장에서 연극 <베를린의 빨간 구두>가 공연될 예정이다. 전북 남원이 고향인 윤 회장은 전주 간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순창에서 간호교사로 근무하다가 1969년 독일 행을 단행했다. 당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남편과 자신의 봉급으로 14명에 이르는 대가족의 생계를 꾸릴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이날 강연회를 마친 뒤 2부 행사인 스탠딩파티에서 그는 “아이들이나 고향생각이 날 때면 달빛이 내린 숙소의 창밖을 바라보며 <여수>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회고했다.

“명절 때나 크리스마스 날이 되면 유독 한국에 남겨진 아이들이 보고 싶었어요.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벽에 붙어 놓았던 사진속의 아들이 ‘엄마’하고 불쑥 튀어나오는 느낌을 받을 때마다 참 많이 울었습니다. 이런 일이 나만 그랬겠어요”

한편 2013년 공식 창립된 KWKA(세계한인여성협의회)는 세계 한인여성들의 정치․사회적 권익향상과 각국의 한인단체들과 교류협력을 통해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한인 차세대들에 대한 글로벌 리더 양성을 목표로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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