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박원순 서울시장 대권도전은 호남지지기반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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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5.24 22:24 Updated

인물포커스/박원순 서울시장 대권도전은 호남지지기반이 관건

인물포커스/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 대권도전은 호남지지기반이 관건

‘강한 야권의 리더’, ‘미래가치와 비전’ 보여줘야

 

광주에서 진행된 5·18 민주화운동 36주년 행사를 시점으로 야권 잠룡들의 대권을 향한 발걸음이 본격화 되고 있다. 야권 잠룡들의 5·18 민주화운동 행사 참석은 야권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절차다. 다만 내년에 대선이 있는 만큼, 이번 호남방문은 잠룡들의 ‘텃밭 다지기’로 풀이할 수 있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총선 낙마 또는 총선 참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 당을 추스르는 것조차 버거워 하고 있는 새누리당과는 대조적이다.

 

장영환 기자

 

현재 야권 잠룡들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모두 광주를 방문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이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12일부터 2박3일 동안 광주일정을 소화했다. 박 시장은 13일 오전 5·18 묘역 참배 후 진행된 전남대 특강에서 사실상의 대권출마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과 행보들을 보였다. 대권도전과 관련된 질문만 나오면 ‘시정에 전념하겠다’는 말로 대답을 피해왔던 그동안의 태도를 볼 때 완전히 파격적인 모습이다. 박시장의 2박3일간 광주방문 일정과 발언들은 ‘대권 행보’로 해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공통된 평가다. 박 시장은 13일 전남대 학생과 시민을 상대로 강연하고 광주시의원, 5월 단체 관계자, 청년상인 등을 차례로 만났다. 전날 5·18 묘지를 참배한 데 이어 스스로 ‘형제’라고 칭한 윤장현 광주시장, 지역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등 각계 인사와의 만남을 섭렵했다. 박 시장은 전남대 강연에서 “뒤로 숨지 않겠다. 박관현 열사처럼, 윤상원 열사처럼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 역사의 부름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 행동하겠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그는 또 “서울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으로 책임을 모면하기 어렵다”고 자성하면서 “2시간 동안 수장돼가는 아이들의 절규를 생방송으로 보고만 있어야 했던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 하나의 역사만을 강요하는 폭력적 국정 역사교과서 제작, 한일 위안부 불가역 협약, 어버이연합, 개성공단 폐쇄, 가습기 사건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역사의 후퇴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박근혜 정권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정치적인 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특히, 1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의회 의원들 20여명과의 한 시간가량 비공개 면담은 압권이었다. 마치 대선 출마자가 오피니언 리더들을 모아놓고 출마선언과 함께 지지를 부탁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참석자는 박 시장은 총선 과정에서 존재감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시정에 전념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 존재감이 드러나도록 하겠다. 광주도 기회가 되면 자주 찾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또 대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시장을 5년 넘게 한 사람이 없다. 오는 12월이면 최장수가 된다”고 답변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에 출마할 자격은 갖추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전히 대권 도전에 대한 확답은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박 시장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더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도 격려 방문했다.

 

약화된 입지, 대권행보로 만회

사실 박시장은 불과 보름 전까지만 해도 대권도전에 대해 여전히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지난 4월29일자 YTN 인터뷰에서도 대권도전을 묻는 질문에 박시장은 “지금 가계부채가 1,200조가 넘을 정도로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누가 대권 놀음을 할 상황이 아니다”고 주장했었다. 그렇다면 불과 보름 만에 박시장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4.13 총선을 거치는 과정에서 야권 내에서 박시장의 입지가 약화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박시장은 작년 말 ‘문-안-박 연대’ 제안에 적극 호응하면서 총선에 개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려고 했으나, 이것이 무산되면서 총선개입 여지가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오히려 야권 내 비노(非盧) 세력들로부터 멀어지는 역효과만 불러왔다. 결국 총선에서 자기 측 인물들을 거의 진출시키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또 아젠더 선점을 통한 야권 내 정치적 영향력 확보를 목표로 추진했던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 선언도 생각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다. 박시장이 이를 선언한 지난 2월은 모든 관심이 총선에 쏠려있는 시점으로, 박시장에 대한 언론이나 정치권의 관심은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보다는 박시장 측 인물들이 공천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집중해 있었다. 사실 지금도 정치권에서는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 선언 자체를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야권 잠룡들의 달라진 위상도 박시장의 입지를 약화시켰다. 문재인과 안철수가 총선 이후 오히려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것은 물론, 대구에서 당선된 김부겸 의원도 강력한 대권후보로 부상 중이다. 손학규 전대표도 여전히 가능성이 살아있는 상태다. 특히 김부겸과 손학규는 당내 세력기반이 겹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어떻게 역할분담을 하느냐에 따라 강력한 대권주자 군이 될 수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잠룡으로 거론되고 있다.

다음으로 총선 이후 박시장에 대한 견제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박시장이 대권행보를 서두르게 된 배경이다. 그동안 새누리당과 보수언론들은 박시장을 야권의 강력한 대권 잠룡 중 하나로 보고 박시장의 행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그러나 총선 참패로 당분간 내부 수습에 주력해야 할 처지에서 박시장에 대한 견제에 주력할 상황이 아니며, 특히 박시장의 야권 내 입지가 약화됨으로서 이들의 경계심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오히려 박시장은 새누리당이나 보수 언론들의 견제가 지나치게 줄어든 것을 더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사실 이들의 견제를 많이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대권후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호남이 원하는 대권주자 덕목은 ‘용기’ ‘희생’ ‘포용(화합)’

야권의 대권주자가 되려면 호남의 지지를 받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호남의 지지는 단순히 호남만이 아니라 수도권 호남출신 지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대표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면서도 불안한 후보로 평가받는 이유도 바로 호남에서 지지를 못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의 문재인과 친노에 대한 감정은 거부 수준에 가깝다. 그러나 호남 민심이 이렇게 돌아선 데에 대한 원인분석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민심의 거부 원인을 단순히 ‘호남홀대론’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는 수준이다. 사실 호남지역은 대의명분과 지역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단순히 지역이익 또는 대의명분 한쪽 만을 가지고는 호남민심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호남이 타 지역에 비해 대의명분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것은 광주항쟁과 30여년 이상을 DJ를 지도자로 모셔오면서 체화된 호남인들의 속성이다. 호남에서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해 오면서 지역 정치에 정통한 한 인사는 현재 호남의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사실 호남의 문재인 거부 핵심은 ‘문재인을 진정한 정치적 리더로서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호남인이 바라는 정치인의 덕목은 ‘용기’, ‘희생’, ‘포용(화합)’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30년 동안 DJ를 보면서 형성된 호남인들의 기준이다. 물론 ‘능력’이야 기본 덕목이지만 이제 더 이상 DJ 수준의 능력을 갖춘 정치인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노무현은 ‘용기’와 ‘희생’이라는 두 가지는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문재인은 이 중 어느 것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호남인들은 평가하고 있다. 과감하게 탈노(脫盧)를 선언할 용기도 없고, 중요 순간마다 자신 또는 자기 측근들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물론 비노 세력을 포용하지도 못했다. 안철수는 ‘희생’은 보여줬으나 다른 덕목은 보여주지 못했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용기’를 보여준 듯 했으나 총선 이후 다시 오락가락하는 행보로 실망감을 주고 있다. 이는 호남의 지지율 하락으로 바로 나타났다. 현재 호남은 야권 주자들 중 어느 누구에게도 확실한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보아야 한다. 사실 박시장의 이번 호남 방문은 박시장이 호남인에게 대권과 관련한 커밍아웃을 한 것이다. 향후 박시장의 행보에 따라 호남인들의 지지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호남중심 정통야당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확보해야

정치전문가들은 박시장이 5.18 행사 광주 방문을 대권행보의 시발점으로 삼은 것은 적절한 전략으로 분석하고 있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상징적인 의미’, ‘광주의 상징인 5.18과의 동질성 강조로 호남인과의 연대감 강화’, ‘안철수에 대한 호남 지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 등을 계산해서 이번 광주 방문이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시장은 이제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해나가야 한다. 이번 광주 방문을 계기로 박시장의 의지가 알려진 상황에서 또 다시 애매한 태도나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용기 없고 솔직하지 못한 인물로 비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권을 향한 박시장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총선 이후 달라진 야권의 정치지형이 박시장의 대권 가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사실 이번 총선은 ‘야권의 패배로 야권의 강력한 대권 주자인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예측이었다. 그러나 총선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나면서 두 사람은 오히려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총선 이후 자연스럽게 야권의 대안 주자로 떠오르기를 기대했던 박시장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거기다 자신의 측근들도 거의 원내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조직적 기반도 없는 상태다. 현재 정치권 일부에서는 “박시장은 대권 가도에서 탈락한 것 아니냐”는 섣부른 진단마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박시장이 해야 할 일은, 우선 자신의 지지 기반(세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야권의 지지 기반은 친노를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 15-20%, 호남(수도권 호남출신 포함)을 중심으로 한 정통야당 세력 15-20%, 소위 중도개혁 세력 10-15%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이들은 서로 겹치는 경우도 있다. 문재인의 경우 친노를 중심으로 한 개혁세력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15-20%의 기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안철수의 경우 중도 개혁세력의 10% 가량 기본 지지율을 바탕으로 호남이 지지하면 20% 이상까지 올라갔다가 호남의 지지가 빠지면 다시 10%대로 내려앉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박시장이 할 수 있는 전략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정통야당 세력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호남지지 확보는 강력한 야(野)성을 보여주는 것

박시장의 이번 광주방문은 호남 지지기반 확보를 위한 행보의 시작일 뿐이다. 박시장이 이번 광주방문을 통해 5.18과의 동질성을 강조한 것이나 윤 시장을 만나 지역발전 현안을 논의 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긴 하나 호남의 마음을 얻기에는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호남이 현재 가장 원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에 강력하게 맞서 싸울 수 있는 강한 野성이다. 이는 메르스 사태 당시 박시장이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격하자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던 것이나, 최근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 타협적인 모습을 보이자 호남에서부터 지지율이 빠진 것에서도 확인됐다. 향후 박시장은 박 대통령의 실정에 맞서 용기있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문재인과 친노에 등 돌리고 안철수는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호남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호남에서의 지지율 상승을 조직기반 확대로 연결하는 것이다. 박 시장이 이번 방문에서 더민주당 시의원과 윤시장을 만났던 것도 조직기반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물론 한계도 있다. 특히 윤시장은 소속은 민주당이면서 안철수 대표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광주지역 후보 경선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쪽 모두에 조직기반을 만들려는 계산이다. 윤시장은 광주시장 재선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잡을 수 있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박시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호남 정치인들과의 스킨쉽을 늘려가야 한다. 더민주당 호남 지역위원장은 물론 국민의당 호남 의원들과의 스킨쉽도 필요하다. 향후 안철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호남 의원들이 안철수와 결별할 경우를 대비해서다.

 

차기 리더로서의 강력한 이미지 구축, 미래비전을 보여주어야

과거 MB는 서울시장 재직 시 ‘청계천 복원’과 ‘버스 전용차선 확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능력을 보여주면서 대권까지 확보했다. 또 오세훈 전시장은 시장 직을 걸고 무상급식 반대의 선봉에 서면서 보수 세력의 아이콘으로 부각했다. 오 전시장이 서울시장 중도사퇴와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현재 새누리당 대권주자에서 반기문 총장 다음의 지지를 받는 이유가 바로 과거에 보여주었던 강력한 이미지 때문이다. 물론 오 전시장의 이런 이미지는 본선경쟁력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재 박시장 지지율이 계속 정체되어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차기 리더로서의 강력한 이미지 부재다. 아직까지 박시장과 관련된 이미지는 과거 시민운동가 출신 이외에는 뚜렷한 것이 없다. 서울시장으로서 특별한 능력을 보여준 것도 없다. 물론 박시장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성과들이 알려지지 않아 억울하겠지만, 이것이 객관적인 현실이다. 이런 조건에서는 야권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이 급락했을 때 대안 인물로는 가능할 수 있겠으나, 현재 문, 안 두 사람의 지지율이 급락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박시장이 야권의 주자가 되려면 문재인, 안철수를 뛰어넘을 수 있는 차기 리더로서의 비전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 2월 박시장은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을 선포하면서 대권을 위한 이미지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 도시 서울’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많다. 경제민주화 작업이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고, 경제민주화가 야권 전체의 아젠더가 될 때 야권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 된 박시장 만의 브랜드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시장은 서울시정에서 경제민주화를 논의하고 있을 때 다른 주자들은 국정에서 경제민주화를 논의하는 상황이라 오히려 불리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이사제, 야권주자 이미지 구축하는 기회?

박시장이 경제민주화 아젠더를 선점하는 방법은 강력한 이슈파이팅을 하는 것이다. 그 가능성 중의 하나가 최근 논란이 되기 시작한 ‘노동이사제’다. 최근 박시장이 서울시 산하 15개 기관에 도입하기로 한 노동이사제에 대해 보수단체나 보수언론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이사제는 박대통령이 주장하는 노동시장 개혁과도 대립되기도 한다. 이 이슈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과거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싸움처럼 확대될 수도 있다. 물론 이는 새누리당 및 박대통령의 강한 반대와 야당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을 때 가능하다. 노동이사제가 이슈가 될 경우, 박시장이 경계해야 하는 것은 이 이슈가 이념논쟁, 계급논쟁으로 흐르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노동이사제의 방향성과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다. ‘노동이사제’를 단순히 노동계급의 이익 차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고 미래사회의 가치인 ‘양극화 해소’, ‘상생’, ‘소통’의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미래(가치)지향 세력과 과거(가치)지향 세력과의 싸움으로 전선을 형성해 내야 한다. 그리고 싸움이 시작되면 절대 물러서거나 적당히 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지난 3월 ‘테러방지법’ 이슈에서 적당한 타협의 자세를 보임으로서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 지지가 추락한 사례가 있었다. 이들이 이런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중도라는 애매한 이념적 지향성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진보-보수를 뛰어 넘는 ‘탈이념’적인 가치인 ‘인권’, ‘평화’, ‘환경’, ‘양극화 해소’ 등의 미래가치를 지향했어야 하는데, 이들은 중도(또는 중도개혁)이라는 입장으로 오히려 이념과 진영으로 다시 들어간 것이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테러방지법은 이념을 떠난 ‘인권’이라는 미래가치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고 따라서 더민주당보다 더 강한 반대투쟁을 했어야 했다. 또 북한인권법도 이념이 아닌 인권의 관점에서 접근하여 새누리당보다 더 강하게 제정을 주장했어야 했다. 현재도 국민의당은 지난 3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의 이러한 실수들은 박시장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정치혁신, 사회혁신을 바라는 세력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시장이 안철수의 실수에서 배우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박시장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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