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배병우의 작품세계
새벽녘 소나무는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영혼의 매개체
세계적인 소나무 작가 배병우. 1950년생인 그는 1974년 홍익대 응용미술학과와 동 대학원 공예도안과를 졸업하고 독일 빌레펠트 대학에서 연구생활을 하기도 했다.197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사진작업을 했고 일관되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누볐다. 그의 고향은 항구도시인 전남 여수이다. 유년 시절, 그는 고향에 태풍이 불면 길거리를 뛰어다녔다. 태풍이 급습하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격정을 느꼈고, 그런 대자연의 에너지를 카메라에 담고자했다. 스무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그는 항상 새벽녘의 촬영을 좋아했다. 해뜨기 전 안개와 섞인 광선의 미묘한 느낌에 매료됐다. 바다의 풍경만을 주로 찍던 그는 어느 날 소나무의 매력에 빠진다. 새벽녘에 소나무 숲에서 뿜어 나오는 영기(靈氣)가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소나무는 구불구불한 형상을 하기도 하고 수직으로 강렬하게 뻗기도 하며 서로 의지하듯 교차하는 등 특유의 거친 질감이 묻어난다. 특히 경주 왕릉의 소나무는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생명과 시간의 순환, 그리고 우주의 신성함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경주의 소나무는 다릅니다. 그건 경배를 위한 소나무 숲이예요. 천년 신라왕들의 무덤가에는 늘 솔밭이 있어요. 무덤가에 심는 소나무를 도리솔이라고 하는데 소나무는 땅과 하늘을 연결해주는 영혼의 매개체입니다”
소나무를 찍기 위해 그는 20년간 전국을 누볐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제자들과 함께 돌아다녔다. 밤늦게 제자들과 술판을 벌일 때도 새벽녘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제자들을 깨워 소나무밭으로 나갔다. 새벽녘 희뿌연 안개와 미묘한 햇살 속에 타오르는 소나무의 군무, 하늘과 땅을 잇는 신비로운 기운 속 소나무의 숨결이 그의 새벽을 깨웠다, 빛과 어둠, 고요속의 술렁임, 상심도 외로움도 안개 속에서 소나무는 그렇게 마음을 열었다. 세계적인 팝스타 엘튼 존이 사랑하고 소장한 소나무. 루이뷔통, 시슬리, 자라 등 세계적인 패션계 거물들도 배병우의 작품을 사들였다. 이것만이 아니다. 벨기에 왕실에서 그의 소나무 작품을 사들였고 이명박 대통령도 배병우의 작품집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간결한 조화를 강조하는 한국 고유의 미감으로부터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탐구하는 배병우의 작품은 물질과 속도를 쫒는 동시대인들로 하여금 비록 역사적 배경과 문화가 다르더라도 명상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최근에는 어린 시절 잠깐 매료됐던 바다를 비롯해 산과 오름에 대한 관심도 높다. 사진에 대한 그의 철학은 이렇다.
“사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 기본적인 자기 인격의 반영이죠. 광고가 거짓이지만 설득력을 주기 위해 진실해야하는 것처럼, 사진은 인문학이든 철학이든 반드시 예술적인 베이스가 필요합니다. 카메라가 하나의 도구가 아닌 자기 마음의 붓이 될 때 무엇을 그리는가가 바로 사진가의 역량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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