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반칙과 특권으로 얼룩진 이재용 사회책임과 윤리경영 외면한 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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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7.03.20 17:41

■인물탐구/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반칙과 특권으로 얼룩진 이재용  사회책임과 윤리경영 외면한 구태

인물탐구/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반칙과 특권으로 얼룩진 이재용

사회책임과 윤리경영 외면한 구태

한국 최고 재벌의 황태자로 태어나 삼성 창업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특검은 두 번의 시도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시켰다. 그룹 수뇌부, 특히 총수의 허술한 윤리의식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철의 기자 tie24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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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을 기소한 건은 모두 5건. 박영수 특검은 이재용에게 적용한 혐의는 5가지다.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5가지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지난 1월19일 1차 구속영장 청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검은 △삼성이 최씨 독일회사 코레스포츠와 맺은 220억 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금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최순실·장시호 운영) 지원금 16억2800만원 등 총 430억 원 가량을 뇌물로 파악하고 있다. 특검은 삼성이 그룹 총수 승계 작업의 방해 요소를 없애기 위해 최순실 씨 측에 뇌물을 공여했고 그 대가 또한 받았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번 구속의 직접적인 발단은 2015년 6월 이후 이재용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불공정 합병 과정에서 비롯됐다. 이를 위해 이재용은 청와대와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 합병 찬성 로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수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합병에 찬성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재용은 경영권 승계라는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다수 국민의 이익을 무시한 부도덕성까지 부각됐다. 특검도 지난 1월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압수수색 등을 단행하는 등 수사 범위를 경영권 승계 전반으로 넓힌 것이 구속영장 발부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창업주인 이병철 전 회장에서부터 현재 3세인 이재용에 이르기까지 80년간 끊이지 않은 삼성의 잡음은 어쩌면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이병철 회장은 1966년 삼성그룹 자회사인 한국비료를 통해 ‘사카린’ 55톤’을 밀수했다가 부산세관에 적발돼 곤혹을 치뤘다. 이 일로 삼성은 한국비료 지분 51%를 국가에 헌납했고, 이병철 회장은 경영에서 잠시 물러나 있다가 2년 뒤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당시 그는 검찰 소환조사만 받고, 법적 처벌은 받지 않았다. 이어 삼성그룹의 후계자가 된 이건희 회장 역시 숱한 의혹들에도 불구하고 구속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건희 회장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불구속기소 돼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 10월 사면 받았다. 이후 2008년엔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으로 발행해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겨 에버랜드에게 970억 원 가량의 손해를 안겼다는 배임 혐의와, 4조 5,000억 원의 자금을 은닉하고 1,000여 개가 넘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계열사 주식을 매매해 남긴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1,128억을 포탈했다는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이들 혐의 가운데 일부가 인정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4개월 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유로 사면됐다. 이렇듯 국내 유일의 치외법권 지대로 인식돼온 삼성그룹도 ‘법 앞에 평등’이라는 만고의 진리를 넘지는 못했다.

 

삼성의 윤리경영대상은 허구인가

21세기 글로벌시대, 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먼저 최고경영자의 윤리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회사의 기업윤리수준은 그 회사의 최고경영자의 윤리수준이 표준이 된다. 이에 최고경영자는 전사적으로 윤리경영의 토대를 만들어 씨를 뿌려야 함은 불문가지. 기업윤리수준은 그 자체가 기업의 이미지 제고와 기업의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UN, WTO, OECD 등 국제기구도 부패방지를 위한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하는 등 윤리경영에 대한 고삐를 당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의 윤리수준은 어떨까. 2005년 ‘윤리경영 선포’를 시작으로 윤리경영을 하나의 경영이념으로 제시한 삼성그룹은 CSR(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관련 국내 기업가운데 최고의 예산을 편성, 국민기업으로 손색없는 경영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20년 전부터 시작된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논란이나 비자금 조성 등 한국 사회를 흔들 정도의 사회적 파장도 삼성은 교묘하게 비켜 나갔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수년간 정부기관은 물론 각 언론사 주최 윤리경영대상 수여식에 삼성그룹이 빠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는 국내만 국한된 게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16 아시아 CSR랭킹’ 조사에서 총점 82.7점으로 1위에 올랐다. 중국의 사회과학원도 지난해 외자기업을 대상으로 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평가에서도 삼성전자를 1위에 올려놨다. 이런 이유로 늘 삼성은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인식이 국민 속에 자리 잡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3년 30대 초반의 이재용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 스웨덴의 발렌베리가(家)를 방문했다. 발렌베리 그룹은 지배구조와 윤리경영 및 환경경영 등 사회책임경영의 모델이 되고 있는 스웨덴의 존경받는 기업이다. 자연히 삼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렌베리의 기업윤리나 기업가정신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해 왔다.

그러던 터에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금경색으로 쓰려졌다. 지금까지 이 기간 동안 삼성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이재용도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흉내를 내면서 동시에 자기만의 칼라를 경영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해 왔다. 메르스 사태가 터지자 삼성서울병원 이사장으로서 허리를 숙여 대국민사과를 했고, 갤럭시노트7 배터리 화재 사건에도 발 빠른 위기 대처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삼성의 앞날은 과거와 달리 180도 달라지는 정국을 맞았다. 이재용의 한계는 여기서부터 극명하게 드러난다.

당시 안민석 더민주당 의원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대 부정입학의혹 에 이은 JTBC의 최순실 관련 태블릿PC폭로는 그야말로 전 국민을 폭풍 속으로 몰아넣었다. 전 국민은 분노했고 지금까지 1600만개의 광화문 촛불로 이어졌다. 여기에 박영선 더민주 의원이 기름을 부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합병에 찬성하면서 삼성이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도둑질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박근혜-최순실게이트의 서막은 이렇게 시작됐다. 청문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간 삼성이 견지해왔던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는 속빈강정이었다는 비아냥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총수나 최고경영자에게 기업윤리는 그냥 구호였음을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불법 경영권 승계로 시작된 주홍글씨

이번 사건의 발단의 시작은 20년 전인 1994년-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아들 이재용에게 61억4,000여만원을 증여한다. 당시 이재용은 일본 유학중인 학생이었다. 이돈으로 이재용은 증여세 16억원을 내고 남은 45억원으로 삼성의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사들인 다음 상장 후 매각하는 방식을 동원해 539억원에 이르는 차액을 챙겼다.

여기까지는 예고편이다. 귀신도 자빠질 일이 벌어진다. 1996년 삼성에버랜드는 계열사 주주를 상대로 전환사채(CB) 125만4,000주를 발행했다. 이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등 기존 주주들은 대부분 실권하고 그에 따른 실권주를 이재용 남매가 헐값(주당 7,700원)으로 인수한다. 이후 이재용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31.9%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묘수를 발휘한다. 검찰 추산 970여억원의 차익을 시현했다. 최대 수혜자인 이재용은 단 한차례 소환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삼성에버랜드는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과의 합병을 거쳐, 현재 삼성의 지주회사 격인 현재의 삼성물산으로 바뀌었다. 이재용은 현재 삼성물산 지분 1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두 여동생 지분까지 합치면 28%에 이른다.

이와 유사한 사례도 있다. 서울통신기술도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이재용에게 변칙적인 특혜를 주었다. 여기에 그친 것만이 아니다. 삼성 SDS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230억원 어치를 주당 7,150원에 발행한다. 이때 이재용은 47억원 어치를 산 뒤 2002년 주식전환을 거쳐 그의 지분은 9.1%로 올라간다. 이후 수차례 분할과 합병 과정을 거쳐 현재 이재용의 삼성SDS지분은 11.25%다. 이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이 모두 배임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기업윤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오너의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1월 중순 기준, 삼성물산의 주식 가치는 6조8,000억원 어치에 달한다. 삼성물산 지분의 진짜 가치는 삼성그룹의 두 축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분을 각각 4.2%, 19.3%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용은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나머지 삼성 계열사로 이어지는 소유구조를 통해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이 그룹 경영권 장악을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면, 삼성SDS 지분은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종자돈이었던 셈이다. 지난 2015년 2월 1일 한겨레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이재용은 12개 삼성계열사에 모두 1,365억원을 투입해 2014년 기준 8조9164억원으로 재산을 불렸다고 보도했다. 무려 65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45억원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1,980배가 넘는 차익을 챙겨 말 그대로 ‘마법’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삼성이 법 상식을 거스르면서 이재용에게 경영권을 승계했다는 점에서 이재용은 평생 불법경영승계의 딱지를 떼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정경유착의 검은 꼬리 잡혀

이재용 부회장은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초등학교,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훤칠한 키에 온화하고 세련된 이미지, 그리고 대기업 총수의 아들답지 않게 겸손하다는 호평도 적지 않았다.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같은 글로벌 거물을 만나는 국내 유일한 CEO라는 데도 이견이 없다. 이런 이유로 각 언론사도 이 부회장이 기업인이지만 한국의 민간대사라는 칭송을 쏟아냈다. 그는 1991년 23살의 나이로 삼성전자 평사원으로 입사해 1994년 과장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곧 일본 게이오대학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하면서 10년간 기업현장에서 떠나 있었다. 그의 본격적인 경영수업은 2000년 귀국하면서 부터다. 그는 귀국하자마자 e-삼성, e-삼성인터네셔널, 시큐아이닷컴 등 인터넷 계열사 14개를 설립하는 등 오너 2세로 본격적인 시험무대에 오른다. 여기에는 당시 그룹 사령탑인 구조조정본부(현 미래전략실) 등 계열사 전체의 역량이 총동원됐다. 하지만 야심차게 진행된 이재용 프로젝트는 1년 만에 문을 닫고 제일기획과 삼성SDS 등 9개 계열사로 넘어갔다. 한마디로 이재용의 실험이 실패로 끝나면서 이재용은 또 다른 딱지 하나가 붙게 된다. 당시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 등은 이재용을 고발하는 등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사법부는 이재용을 면책했다. 이후 이재용은 상무와 전무를 거쳐 부사장․사장에 이어 2012년 부회장에 올랐다. 불과 11년 만에 상무보에서 시작해 부회장까지 5계단을 뛰어올랐다. 그러나 2014년 부친이 와병에 들어가면서 삼성은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유고를 전제로 경영진을 개편하고 새로운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등 후계구도를 위한 정지작업을 해왔다. 첫 조치로 2015년에는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된다. 이어 제일모직․삼성물산의 합병을 성사시켰고 지난해 10월 이재용이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이재용의 책임경영에 대한 신호탄으로 분석하는 등 이재용호(號)에 대한 기대를 적지 않게 했다. 하지만 당초의 이런 기대와 달리 그는 정경유착의 검은 손으로 낙인 찍혀 수의를 입은 모습이 공개됐다. 지나치게 경영권 승계에 집착하면서 불법과 탈법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그의 앞날은 그야말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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