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에 대해 먼저 손을 내밀어 줘야 할 때
송석원 교수 “재외동포의 정체성을 잊지 않도록 해야”
그림자 없는 사람 없듯, 민족 없는 사람 없다
‘통일한국’의 출발점…한국사회와 재외한인 연대
“주제 강연에 앞서 낭송된 시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위하여’처럼 재외동포들의 꿈과 희망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한국 국내 사회와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송석원 경희대 교수는 지난달 25일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사)재외동포포럼이 주관한 제90차 재외동포포럼 ‘재외한인과 민족이라는 그림자-재일한인을 중심으로’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한국(인)의 ‘그림자’로 살고 있는 재외한인들, 특히 재일한인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송 교수는 악마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판 불행한 사나이 이야기인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Peter schlemihls wundersame Geschichte)’를 통해 그림자가 없는 사람이 없듯이 ‘nation’ 없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이주가 보편화된 현실에서 외국 영주권을 취득해야 하지만, 한국(인)이라는 그림자는 존재합니다.”
송석원 교수는 “재일한인의 경우 ‘재일한국인(자이니치 간코쿠진)’, ‘재일조선인(자이니치 조세진)’, ‘재일코리안(자이니치 코리안)’, ‘코리안재패니스’ 등으로 불리고 있다”며 이 같은 단일 호칭 부재가 한국(인)의 그림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진자운동에 빗대 ‘한국인? 일본인?’ 처럼 경계에서 오는 모호성이 갈등과 적응을 반복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림자는 nation이 한국인지 북한인지, 일본인지, 아니면 다른 제3의 길인지 등으로 혼재돼 있다.”
가수 박영일(일본명 아라이 에이치)의 ‘청와로 가는 길’이라는 노래에 대한 사연을 통해 궁극적으로 돌아가야 하는 곳은 가족이자 민족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한일 혼혈인 어머니 사이에서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박영일은 일본인 아내를 맞이했지만,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아버지의 사망이후 한국에 대한 궁금증으로 뿌리찾기에 나섰고 아버지 고향 앞바다 이름 ‘영일만’을 아들 이름으로 지을 만큼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 같은 노래를 만들게 됐다.
재일한인은 한국사회나 일본사회나 상찬(賞讚), 동경(憧憬)의 대상이기보다 무관심, 피(避)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재일한인 중 일본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도 많다. 문화평론가 가와무라 미나토(川村湊)는 ‘재일하는 자(者)의 문학’에서 “일본 전후문학에서 재일조선인문학은 중요한 의미를 지난다”고 평가했다.
박중호의 ‘울타리 밖에서’, 김창생의 ‘세미녀’, 양석일의 ‘제사’, 김시종 ‘똑같다면’, 윤건차 ‘진자’ 등에서도 사물 등을 통해 재일한인의 그림자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송 교수는 이러한 문학적인 측면에서 “재일한인의 그림자에 한일관계와 한국 국내 정치사회의 단면이 투영된 삶을 살고 있다”며 “이는 세대를 거쳐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일본 내에서 혐한(嫌韓),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등이 문제점을 지적하는 지식인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사회 내부에서도 이를 대변하듯 ‘OOO을 돕는 모음’, ‘OOO를 생각하는 모임’ 등과 같이 일본인과 재일한인의 연대롤 모색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일본 저변에 확대되고 있는 이러한 분위기가 서서히 재일한인을 보는 흐름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 큰 변화다.
송석원 교수는 “재외한인을 ‘어떤 도움이 될까?’ 라는 기능적 부분이 아닌 ‘같은 그림자를 공유한 사람’으로 인식하고 한국사회와 재외한인의 연대는 ‘통일한국’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동포에 대해서도 ‘한국인’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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