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최악의 csr리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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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2.11 19:17 Updated

피플/ 최악의 csr리더들

피플/ 최악의 csr리더들

 

CSR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기업 오너 일가의 폭력의 역사

회장님, 사장님! 폭언과 폭행은 가장 야만적 갑질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수많은 리스크(risk)들이 있다. 기업의 생존과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모든 요소가 리스크다. 리스크는 통상 시장리스크, 신용리스크, 운영리스크 등이 있으며, 기업들은 이 리스크들을 분류•분석해 이를 관리한다. 그런데 운영리스크 중에는 가장 관리하기 힘든 리스크가 있다. 바로 오너 리스크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 argos68@naver.com

 

오너리스크(owner risk)란 기업경영의 전권을 쥐고 있는 재벌 총수 일가들의 비리나 부패, 비도덕적 행위나 일탈 등으로 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걸 말한다. 탈세, 배임, 횡령 등은 단골로 등장하는 오너들의 비리이며, 종종 폭언과 폭행, 스캔들 등 비윤리적인 행위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물론 재벌 일가들의 경영권 분쟁도 오너 리스크에 속한다. 오너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시스템에서 오너의 비리나 오판와 사회적 물의 등은 기업경영에 매우 치명적이다. 오너리스크는 봉건적이고, 제왕적이고, 권위적인 기업지배구조 하에서는 매니지먼트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기업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그래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오너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너 리스크 중에서도 자신의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자행되는 폭언과 폭행 등은 배임이나 횡령보다도 휘발성이 매우 강하다. 국민들의 감정(분노)을 바로 자극하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절대 다수는 ‘갑’이 아니라 ‘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경제적, 사회적 힘을 가진 자들의 ‘폭언과 폭행’을 가장 ‘야만적 갑질’로 받아들인다. 왜 국민들이 영화 <베테랑>에 천만 관객 이상으로 환호했었는지에 대한 심리적 근저를 살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사건이 한 번 발생하면 그동안 공들여 쌓아 놓은 CSR의 탑은 한꺼번에 무너지고야 만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기업 오너와 그 일가들의 ‘야만적 갑질’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최근 몽공식품 김만식 전 회장의 수행기사 폭행과 폭언 등 갑질 논란이 일었다. 이를 계기로 기업 오너 일가의 폭력의 역사를 돌아보았다.

▪몽고식품 김만식 회장 : “마산의 돈은 몽고간장·무학소주·시민극장 이 오빠야들이 다 쥐고 있는기라.” 2013년 인기를 끌었던 케이블 TV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온 대사다. 이 몽고식품의 전신은 일본인이 1905년 마산에 세운 야마다(山田) 양조장인데, 이로부터 따지면 110년의 장수기업이다. 본사와 공장이 자리한 경남지역 고객의 로열티는 높은 편이며, 2000년대 초 대형할인점 확산으로 전국으로 납품을 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미국과 중국 등 30개국에 수출도 한다. 지방향토기업이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있으며, 간장으로 보면 샘표간장과 대상의 청정원간장에 이어 시장점유율 15%로 3위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몽고간장이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지난해 연말에 터진 김만식 전 명예회장(당시는 명예회장)의 운전기사에 대한 막말과 폭행이 언론에 알려지면서다. 2009년부터 일했다는 운전기사의 폭로에 따르면 김 회장은 특별한 이유 없이 육두문자가 섞인 욕을 했고 정강이와 허벅지를 걷어차고 가슴과 어깨를 라이터로 때리는 등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 이외에도 전직 운전기사, 관리부장, 비서실장 등의 추가 폭로 증언에 의하면, 사적 심부름, 침뱉기, 성희롱 등도 저질렀다.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김 회장은 회장직을 사퇴하고 사과도 했지만 진정성이 없는 사과에 여론은 현재까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김 전 회장은 폭행죄로, 그리고 몽고식품은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를 받았다. 그 사이 몽고식품은 기업이미지 추락은 물론 소비자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었고, 매출이 48% 급감한 걸로 알려졌다.

몽고식품

▪무학소주 최재호 회장 : 소주 ‘좋은데이’로 알려진 무학소주도 최재호 회장의 폭언과 사적심부름 등으로 갑질 구설수에 올랐다. 역시 회장 운전기사의 폭로였다. 몽고식품 폭로 이후 무학소주 운전기사는 자신에게 회장이 폭언 등 갑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회사측은 금품을 노린 허위폭로라며 검찰에 고발하는 등 진실공방이 진행 중이다.

최재호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 2014년 12월 5일 대한항공 오너 일가인 조현아 당시 부사장이 미국 JFK 공항 출발 서울행 KE068 항공기를 승무원의 ‘음료와 견과류인 마카다미아 넛츠’의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데 이어 심지어 ‘램프 리턴’해 수석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기 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승무원에게 인격적인 모독의 폭언과 심지어 물리적 폭행을 행사했다. 조현아 부사장의 이 난동으로 250여명의 승객들은 출발이 20분 정도 연착되는 등 불편을 겪었다. 조용히 무마되는 것으로 보였던 이 사건은 12월 8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가 보도하면서 대한항공은 국제적 망신을 샀다. 당시 외신은 땅콩이 비행기를 돌렸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다. 사회적 비난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고, 조현아는 모든 직에서 물러나고 실형을 살았다. 이 사건은 대한항공의 오너 일가의 제왕적 행태와 봉건적 조직문화, 그리고 삼류 위기관리능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조현아

▪피죤 이윤재 회장: 생활용품 중 섬유유연제 강자로 잘 알려져 있는 피죤. 승승장구하던 피죤이 추락한 건 2011년 8월 이윤재 당시 회장의 전문경영인인 이은욱 전 사장의 청부폭행이 언론에 알려지면서부터다. 당시 이 회장과 이 전 사장은 해고 무효소송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는데, 이 회장은 조직폭력배를 피죤 본사 집무실로 불러 3억원을 건네며 “이 전 사장 등에게 겁을 주든지 괴롭히든지 해 (해고 관련) 기사가 나오지 않도록 해결하라”며 청부폭행을 지시했고, 그 일은 실제로 실행되었다. 이 사건 전에 일부 언론에서는 피죤에서의 임직원들의 잦은 해고와 이 회장의 임직원들에 대한 폭행과 공금횡령 등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 보도의 배후에 이 전 사장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2007년 이후 외부에서 영입한 사장들은 모두 임기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해고되거나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나갔다. 2개월, 3개월, 4개월 만에 하차하기 일쑤였다. 이 전 사장은 4개월만이었다. 물론 이 회장과의 갈등 때문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의 이 전 사장의 청부폭행 사건이 알려지자 이 회장은 폭력조직원들에게 1억5000만원의 도피자금을 주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이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시민들의 비난여론이 들끓었고 소비자들의 불매운동도 벌어졌다. 사과 광고를 냈지만 진정성이 없었다. 피죤은 2009년에는 섬유유연제 시장 점유율 48.3%를 기록해 대기업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기록했었지만, 사건 다음 해인 2012년 23.5%로 급락했다. 이런 추세는 현재까지 지속되어 2위~3위권에 맴돌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청부폭행죄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당시 경영 일선 후퇴 카드로 선처를 호소했지만 8개월만에 가석방 된 이후 식언하고 경영에 개입했다. 또 이 전 회장은 100억원대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배임한 혐의로 2013년 11월에는 징역2년에 집유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윤재

 

▪프라임베이커리 강수태 회장 : 프라임베이커리는 경주빵과 호두과자 등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었다. 2011년 기준으로 98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기업은 지금은 폐업했다. 이유는 강수태 당시 회장의 갑질 폭행 때문이었다. 강수태 회장은 2013년 4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주차장 입구에 세워 놓은 자신의 차를 호텔 지배인이 이동시켜 달라고 요구하자 욕설을 하며 지갑으로 때렸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SNS을 통해 강 회장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당시는 포스코 대기업 임원이 기내에서 라면 문제로 여승무원을 폭행한 사건과 맞물려 그 비난의 강도가 더욱 거셌다. 최대 납품처인 코레일관광개발은 프라임베이커리와의 계약 관계를 해지해 버렸고, 강 회장은 그 해 5월에 폐업을 했다. 프라임베이커리 매출의 95% 가량이 코레일관광개발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아무런 죄도 없는 직원 21명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어야 했다.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 : 강태선 회장은 ‘경영하는 산악인’으로 알려져 있다. 1973년 서울 종로에서 국내 최초 국산 등산장비 전문점인 ‘동진산악’으로 시작해 지금의 성공을 일구었다. 엄홍길 대장을 발굴했고 스스로가 산악회를 조직해 세계 유명 고산(高山)을 오른 산악인이기도 했다. 그런 그가 2013년 9월 말 폭행 논란에 휘말려 위기에 봉착했다. 9월 27일 오후 6시 여수에서 열리는 생방송 ‘2013 슈퍼모델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고, 아시아나항공 김포-여수 노선 비행기에 탑승해야 하는데, 출발 몇 분 전에 도착해 탑승시간에 늦어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출발시간 지연 문제로 탑승이 어렵다고 밝히자, 강 회장이 이를 강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손에 든 신문지를 말아 탑승권 확인 작업을 하는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 직원의 얼굴을 때렸다는 시비에 올랐다. 112 신고가 접수되고 다시 취소되는 소동이 있었다. 이 사실은 9월 30일에서야 알려졌고, 역시 SNS에서는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라면상무의 여파 때문이었다. 블랙야크 측에 따르면 현장에서 바로 그 직원에게 사과를 했고, 그 직원도 사과를 받았다고 말했다. 묘하게도 사건 발생 전날인 26일 블랙야크는 업계에서는 최초로 ‘사회복지법인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과 ‘재단법인 블랙야크강태선장학재단’을 출범시키고 사회공헌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한 날이었다. 선행 하루 만에 강 회장은 ‘신문지 폭행 회장’으로 낙인 찍히고 사회공헌도 반감되고 말았다.

강태선

▪M&M 최철원 대표 : 재벌 3세인 조태오는 계약해지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1윈 시위를 벌이는 화물연대 소속 배 기사를 집무실로 부른다. 그리고 체불임금의 액수를 묻자 배 기사는 420만원이라고 말한다. 조태오는 껌 값도 안 되는 액수에 어이없어 하며 하청업체 소장과 배 기사를 싸우게 한 후 체불임금을 던져 준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의 내용 중 일부다. 영화 속의 이 내용은 2010년에 우리나라 기업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가공했다. 영화 속 모델 기업은 바로 M&M이다. 이 기업은 SK그룹의 물류업체로, 사건이 벌어진 2010년 당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철원이 대표를 맡고 있었다. 당시 최철원 대표는 고용승계 문제로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탱크로리 기사를 집무실로 불러 야구 방망이와 주먹으로 수십회 폭행을 했다. 발과 주먹으로 가슴을 폭행하고 “1대당 100만원씩 20대를 때리겠다”며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10대를 때린 뒤 ‘맷값’으로 2000만원을 건넸다. 이른바 ‘맷값폭행’ 사건이다. 이 일은 즉각적인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고 최철원은 대표직을 사임했다. 1심 법원은 사적 보복이라는 점을 들어 징역 1년6월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입증된 사건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SK그룹의 오너 일가에 대한 사회적 평판은 악화되었다.

최철원

▪한화 김승연 회장 : 한화는 지난해 전사혁신실 부실장(부장급) 자리에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30세)씨를 발령했다. 그룹 승계 작업의 일환이다. 김동원 부실장은 2007년 ‘김승연 회장 술집 종업원 보복 폭행 사건’의 당사자다. 김승연 회장은 2007년 3월 자신의 차남인 김동원씨가 서울 청담동 유흥주점에서 북창동 클럽 종업원들과 시비를 벌이다 상처를 입고 돌아오자 경호원 등과 함께 자신의 차남과 싸움을 벌인 유흥주점 종업원 7명을 청계산 인근 공사장으로 데려가 감금하고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했다. 또 일행과 함께 북창동 클럽으로 가 자신의 아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람도 폭행하도록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폭력배가 동원되었고, 청계산 폭행에서는 전기충격기도 사용되었다. 이 사건은 대기업 회장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적 보복을 함으로써 법치주의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기업 총수가 직접 폭행 혐의로 가담해 실형을 받은 최초의 일이다. 사회적 비난이 지탄이 김승연 회장에 쏟아졌고 기업의 이미지는 곤두박질쳤다. 이 사건으로 김승연 회장은 1심에서는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유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한편 차남인 김동원 부실장은 2011년에는 차량 접촉 사고 뺑소니로 벌금형을, 2014년에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김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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