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금수저 은수저 대물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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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2.11 19:48 Updated

사회/금수저 은수저 대물림

사회/금수저 은수저 대물림

 

직업도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사라졌다

보건사회연구원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

 

우리나라에서 최근 세대로 올수록 학력과 계층, 직업의 대물림이 더 굳어져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는 사라졌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이른바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을 뒷받침하는 분석결과다. ‘금수저’는 돈 많고 능력 있는 부모를 둔 사람을 가리키지만, ‘흙수저’는 돈도 배경도 변변찮아 기댈 데가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노력보다 부모의 배경에 따라 장래가 결정된다는 현실 자조적인 인식을 담은 표현이다. 지난 3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Ⅱ’ 연구보고서(책임연구자 여유진·정해식 등)를 보면, 우리 사회가 이른바 산업화세대와 민주화세대를 거쳐 정보화세대로 넘어오면서 직업지위와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부모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식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2015년 6~9월 전국의 만 19세 이상~만75세 이하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자신의 소득계층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등을 면접조사 했다. 특히 세대 간 사회이동의 변화양상을 파악하고자 조사대상자 중에서 현재 직장이 있는 25~64세 남자 1,342명을 산업화세대(1940년생~1959년생, 181명), 민주화세대(1960년생~1974년생, 593명), 정보화세대(1975년생~1995년생, 568명) 등 3세대로 나눠 부모의 학력과 직업, 계층, 본인의 학력이 본인의 임금과 소득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아버지 학력과 본인 학력의 교차분석 결과, 대체로 아버지 학력이 높을수록 본인의 학력도 높았다. 특히, 아버지의 학력이 중졸 이하이면 본인의 학력도 중졸 이하인 비율이 16.4%에 달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학력이 고졸 이상이면서 본인 학력이 중졸 이하인 비율은 거의 제로(0)에 가까웠다.

세대 간 고학력 세습도 어느 정도 발견된다. 즉, 아버지가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면 아들도 대학 이상의 고학력자인 비율이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세대에서 각각 64.0%, 79.7%, 89.6%로, 최근 세대로 올수록 고학력 아버지의 자녀가 고학력일 확률이 더 높아졌다.

아버지의 직업(단순노무직, 숙련기능직, 서비스판매직, 사무직, 관리전문직)과 아들 직업 간 교차분석을 해보니, 전체적으로 아버지의 직업이 관리전문직이면 아들의 직업도 관리전문직인 비율이 42.9%로 평균(19.8%)의 2배가 넘었다.

 

정보화세대 직업세습 강해

세대별로는 관리전문직 아버지를 둔 아들이 관리전문직인 비율이 민주화세대에서는 56.4%로 평균(23.3%)의 약 2배에 이르렀고, 정보화세대에서는 37.1%로 역시 평균(18.2%)의 2배 정도였다. 특히 정보화세대에서는 단순노무직 아버지를 둔 자녀가 단순노무직인 비율이 9.4%로 평균(1.9%)의 약 5배에 달해 특히 정보화세대에서 직업의 세습이 매우 강하게 일어나고 있었다.15세 무렵 본인의 주관적 계층(하층, 중하층, 중간층, 중상층, 상층)과 현재 주관적 계층 간의 교차분석 결과, 아버지 세대의 계층과 무관하게 자식 세대가 하층 또는 중상층이 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구체적으로 아버지의 계층에 따라 아들이 특정 계층에 속할 확률을 살펴보니, 정보화세대에서 특히 아버지가 중상층 이상일 때 자식 또한 중상층 이상에 속할 확률은 아버지가 하층이었던 경우 자식이 중상층 이상이 될 확률보다 거의 무한대로 더 높았다.다시 말해 정보화세대에서 중상층과 하층에서의 계층 고착화가 매우 심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일정 이상의 상향 이동은 사실상 매우 힘든 상황이 돼 가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화세대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계층 고착 정도는 정보화세대보다 낮았다. 반면, 산업화세대는 중상층까지의 이동은 상대적으로 더 활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민주화세대에서는 부모의 학력이 본인 학력과 더불어 임금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확인됐으며, 정보화세대로 오면, 부모의 학력과 함께 가족의 경제적 배경이 본인의 임금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정보화세대로 올수록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재산축적뿐만 아니라 간접적으로는 인적자본 축적(학업성취), 직접적으로는 노동시장 성취(임금과 직업)에 더 많은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산업화세대에서는 본인의 학력이 임금에 영향을 주는 거의 유일하고도 결정적인 변수일 뿐, 부모의 학력과 계층은 임금수준에 어떠한 유의미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 것과 대비된다.

 

금수저들에 대한 국민정서는 ‘부정’

한편 수저계급론이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플래티넘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 즉 재벌 2세와 3세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승계는 경영권 상속을 말한다.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가 최근 이에 대한 국민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재벌2세, 3세가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4.8%는 ‘부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34.4%였다. 연령, 직업, 이념성향, 지지정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조사계층에서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특히 30~40대 연령층, 화이트칼라 직업층, 진보성향 계층에서 많이 나왔다.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20대 연령층과 소득 중상층이상, 보수성향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수저계급론의 진원지 격 연령대인 20대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조사대상과 방법론이 다르지만,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해 초 민간전문가들 50명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설문을 진행했을 때에는 56%가 자녀에 대한 경영권 승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해 54.8%가 ‘부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한 이번 설문 결과와 유사했다. 하지만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민간전문가들은 14%에 그쳐 34.4%가 ‘긍정적으로 본다’는 이번 국민의식과는 차이가 났다. 즉 민간전문가들이 더 부정적이라는 말이다.

 

그림1> 재벌 2세, 3세들이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에 대한 의견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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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 3세의 경영권 승계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답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역행’이라는 응답이 39.6%로 가장 높았다. ‘경영권 승계 과정이 불공정'(25.2%), ‘독단, 특권의식 등 기본 자질 부족'(19.2%), ‘회사에 손해를 끼칠 가능성'(12.4%)이 그 뒤를 이었다. .

 

그림2> 재벌 2세, 3세 경영권 승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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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재벌 2세, 3세 경영권 승계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응답자들은 긍정의 이유로 35.5%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한 경영 능력’을 꼽았다. ‘주인이 있는 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가 24.4%로 다음으로 많았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행사는 당연하다’는 의견은 17.9%, ‘재벌경영권 보호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14.5%였다.

 

그림3> 재벌 2세, 3세 경영권 승계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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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3세 경영권 승계의 다양한 수법

간단한 설문조사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절반 이상은 재벌 2세, 3세의 경영권 승계에 부정적이었고, 이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경영권 승계의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실제 우리나라 창업주가 2세에게, 그리고 2세가 3세에게 지분과 경영권을 승계시키는 과정은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 경영원 승계는 대체로 공익재단 활용, 차명주식 이용, 주식 관련 사채(CB•BW) 및 비상장 주식을 이용한 상장 차익,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유용, 지주회사 전환, 분할, 합병 등을 통해서 이루어 진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최근 열린 ‘재벌의 경영권 승계 관행, 어떻게 평가하고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자로 참석해 ‘경영권 승계 수법 및 사례’를 정리해 소개했다. 김상조 소장은 “창업세대에서 2세로 승계되는 과정에서는 주로 공익재단 및 차명주식을 이용하였다면,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과정의 초창기에는 CB•BW 등 주식 관련 사채를 활용하다가, 최근에는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유용 사례가 대거 등장했다”며 “향후에는 일감몰아주기로 등으로 성장한 회사들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위치에 있는 계열사와 합병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진/보건사회연구원은 정보화세대에서는 단순노무직 아버지를 둔 자녀가 단순노무직인 비율이 9.4%로 평균(1.9%)의 약 5배에 달해 특히 정보화세대에서 직업의 세습이 매우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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