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라운드/금수저․은수저․흙수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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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1.30 22:17 Updated

CSR라운드/금수저․은수저․흙수저

“플래티넘 수저 문 재벌3세 경영능력과 자질 시장 검증 거쳐라!”

국민 절반 이상 재벌 2•3세 경영권 승계에 ‘부정적’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영어로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라는 관용적 표현이 있다. ‘입에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라는 말로 ‘부유한 집 태생’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유럽의 귀족 집안에서는 부모 대신 유모가 아기에게 자신의 젖을 은수저로 먹였다고 하니 은수저는 신분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 사이에게 회자되고 있는 수저계급론, 즉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놋수저, 플라스틱 수저, 흙수저는 바로 이러한 문화적 근거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 수저는 더욱 세분화되어 금수저 위로 다이아수저, 플래티넘 수저까지 등장했다. 수저계급론은 자신의 노력이나 능력과는 무관하게 부모가 가진 경제적 자산과 지위가 자신들의 삶을 결정해 버리는 시대에 대한 젊은이들의 자조와 냉소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반영하고 있다.

이 수저계급론은 실제 현실을 반영하고 있고, 논문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다. 우리 사회에서 자산 형성에 상속•증여가 자산 형성에 기여한 비중은 1980년대 연평균 27.0%에 불과했지만, 1990년대 29.0%, 2000년대에는 42.0%까지 높아졌다. 이는 자산 형성에서 자신이 땀 흘려 버는 비중보다는 상속•증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쉽게 말해 자산 1억원이 있다면, 1980년대에는 상속•증여가 2700만원이었는데, 2000년대에는 4200만원으로 높아졌다는 말이다. 동국대 김낙년 교수의 논문이다.

 

재벌2•3세 경영승계 부정적 이유 “경제민주화에 역행”

재벌 2세나 3세는 플래티넘 수저에 해당된다. 이 플래티넘 수저들인 재벌과 관련한 사안 중 가장 큰 논란의 대상은 바로 총수 일가의 경영권 유지 혹은 승계 문제다. 현재 우리나라 재벌의 경영권은 창업자와 2세를 지나 3세 체제로 이양되는 과정에 있다. 현재 2세에서 3세로의 지분과 경영권 승계가 사실상 마무리된 그룹은 삼성과 신세계 등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두산과 GS는 4세로의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며, SK•롯데•CJ 등 3세의 나이가 어린 기업 역시 머지않은 미래에 지분과 경영권을 넘겨받게 될 전망이라고 한다.

수저계급론이 급속히 퍼지고 있는 이 상황에서 플래티넘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 즉 재벌 2세와 3세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승계라는 부드러운 표현을 썼지만 사실은 경영권 상속이다.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가 최근 이에 대한 국민의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재벌2세, 3세가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4.8%는 ‘부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34.4%였다. 연령, 직업, 이념성향, 지지정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조사계층에서 ‘부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특히 30~40대 연령층, 화이트칼라 직업층, 진보성향 계층에서 많이 나왔다.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20대 연령층과 소득 중상층이상, 보수성향 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수저계급론의 진원지 격 연령대인 20대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조사대상과 방법론이 다르지만, 경제개혁연구소가 올해 초 민간전문가들 50명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설문을 진행했을 때에는 56%가 자녀에 대한 경영권 승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응답해 54.8%가 ‘부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한 이번 설문 결과와 유사했다. 하지만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민간전문가들은 14%에 그쳐 34.4%가 ‘긍정적으로 본다’는 이번 국민의식과는 차이가 났다. 즉 민간전문가들이 더 부정적이라는 말이다.

 

그림1> 재벌 2세, 3세들이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에 대한 의견 (단위 %)

 

재벌 2세, 3세의 경영권 승계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답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역행’이라는 응답이 39.6%로 가장 높았다. ‘경영권 승계 과정이 불공정'(25.2%), ‘독단, 특권의식 등 기본 자질 부족'(19.2%), ‘회사에 손해를 끼칠 가능성'(12.4%)이 그 뒤를 이었다. .

 

그림2> 재벌 2세, 3세 경영권 승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 (단위 %)

 

반면 재벌 2세, 3세 경영권 승계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응답자들은 긍정의 이유로 35.5%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한 경영 능력’을 꼽았다. ‘주인이 있는 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가 24.4%로 다음으로 많았다. ‘창업주 일가의 경영권 행사는 당연하다’는 의견은 17.9%, ‘재벌경영권 보호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14.5%였다.

 

그림3> 재벌 2세, 3세 경영권 승계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단위 %)

 

재벌 2•3세 경영권 승계의 다양한 수법

간단한 설문조사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절반 이상은 재벌 2세, 3세의 경영권 승계에 부정적이었고, 이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역행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또 경영권 승계의 과정이 불공정하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실제 우리나라 창업주가 2세에게, 그리고 2세가 3세에게 지분과 경영권을 승계시키는 과정은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편법과 불법으로 얼룩져 있다. 경영원 승계는 대체로 공익재단 활용, 차명주식 이용, 주식 관련 사채(CB•BW) 및 비상장 주식을 이용한 상장 차익,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유용, 지주회사 전환, 분할, 합병 등을 통해서 이루어 진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은 최근 열린 ‘재벌의 경영권 승계 관행, 어떻게 평가하고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 발표자로 참석해 ‘경영권 승계 수법 및 사례’를 정리해 소개했다. 김상조 소장은 “창업세대에서 2세로 승계되는 과정에서는 주로 공익재단 및 차명주식을 이용하였다면,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과정의 초창기에는 CB•BW 등 주식 관련 사채를 활용하다가, 최근에는 일감몰아주기 및 회사기회유용 사례가 대거 등장했다”며 “향후에는 일감몰아주기로 등으로 성장한 회사들 그룹 지배구조상 핵심 위치에 있는 계열사와 합병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표> 경영권 승계 방법 및 사례

승계 및 경영권 강화 방법 대표사례 관련 법률 법제도 개선 내용
공익재단 삼성 상속증여세법 상속증여세법 개정: 공익재단에 일정비율 이상 지분 증여시 과세
차명주식 삼성, 신세계,CJ 상속증여세법 상속증여세법 개정: 사실상 차명의 경우 시효가 없음금융실명법 개정:
주식 관련 사채및 비상장주식

이용한 상장차익

삼성 상속증여세법 상속증여법 개정: 증여의제
일감몰아주기및 회사기회유용 현대차, SK,삼성 상속증여세법, 상법, 공정거래법 상속증여세법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됨
지주회사 전환 LG 상법, 공정거래법, 조특법 공정거래법: 지주회사 규제 완화조특법: 지주회사 전환 시 특례
분할 GS, LS 상법, 자본시장법
합병 삼성, SK 상법, 자본시장법

 

현재 재벌 3세들은 창업자와 2세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해 있다. 김상조 소장은 재벌 3세에 대해 “자기 스스로 만들어 낸 성과에 의해 조직 내부의 구성원들에 대한 권위 및 시장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존경을 축적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조직 규모와 구조가 커지고 복잡해 졌고, 글로벌적으로 경쟁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때문에 플래티넘 수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능력과 자질이 부족함에도 거대 기업의 경영권을 상속받는다는 건 기업과 국민과,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안겨줄 수 있다. 플래티넘 수저라도, 금수저라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검증 받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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