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집으로 돌아온 포크계 아이유를 김희진을 만나다 ‘여정’을 통해 본 그녀의 제주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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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8.05.23 15:33 Updated

■[인터뷰] 4집으로 돌아온 포크계 아이유를 김희진을 만나다  ‘여정’을 통해 본 그녀의 제주 스토리

[인터뷰] 4집으로 돌아온 포크계 아이유를 김희진을 만나다

‘여정’을 통해 본 그녀의 제주 스토리

포크음악은 서정 감성을 담은 마지막 장르

 

“가방을 둘러맨, 그 어깨가 아름다워~” 70~80년대 장발과 통기타 하나로 통하며 젊음을 대표했던 포크음악. 이젠 K-Pop과 Hi-Pop이 대중음악의 대세가 되었지만 한때 대한민국의 젊음들은 포크에 울고 웃으며 주체할 수 없는 자유를 발산했던 시절이 있었다. TV를 틀면 아이돌 외 가수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시대라지만 분명 386으로 대표되는 7080세대에게는 ‘김광석’과 ‘통기타’ 대표되는 포크음악은 여전히 향수 자극하는 시대 아이콘이다.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은 4월 어느 날 4집 앨범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한 포크계 아이유 김희진 씨를 만났다.           황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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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가수로 김희진 검색순위 1위까지

“아이유가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한 선배가 ‘우리 포크계도 아이유가 있다’며 한 방송을 통해 소개한 말이 지금의 꼬리표가 된 것 같아요. 포크계에서 여전히 막내이고, 현직으로 활동하는 여자가수도 거의 없다보니 다들 그리 불러주시네요”

라나 에 로스포(개구리와 두꺼비) 마지막 멤버로, 일명 포크계 아이유로 상징되는 김희진 씨는 전설로 남은 박인희를 연상케 하는 보컬로 잘 알려진 여성가수다. 여성스런 외모와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최근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녀는 특히 몇 안 되는 제주 출신의 뮤지션 중 하나다.

2011년 세계 7대 자연경관 기념음반 ‘제주로 와요’를 발표해 제주도로부터 ‘제주를 빛낸 예술인’으로 선정됐고, 2012년엔 박학기씨와 함께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포크 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집 앨범 <순수>, 디지털 싱글 앨범 <본 어게인(Born Again)>, <아빠와 딸>, <마중>, <현이와 덕이 오마쥬>, <이대리> 등을 잇따라 발표해 왔던 그녀가 5년 만에 ‘여정’이란 정규 앨범으로 찾아왔다.

“4집 여정은 디지털 싱글로 발매돼 잊혀가는 곡이 아까워 그동안 발매한 곡들을 하나로 모아 만든 앨범입니다. 제 음악을 좋아하는 세대는 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것 보다 역시 앨범을 구매하고 간직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니까요”

앨범에 대한 반응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포크음악은 요즘 유행하는 대중음악들과는 달리, 한두 달로 말하기는 조급하다며 적어도 1년을 지켜봐야 한다고 웃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반응은 나빠 보이지 않다.

사실 지난 2월 발매된 4집은 이미 그녀의 목소리와 음악을 좋아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들이 오가며 조금씩 인기를 모으고 있다. 3월 17일 KBS 7080 콘서트가 끝난 후 자정 무렵엔 그녀 이름이 ‘네이버’와 ‘다음’ 검색순위 1위에 오르며 상종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정의 타이틀곡은 ‘편지를 써요’와 ‘바보’ 두 곡이다. 타이틀곡 ‘편지를 써요’는 1집에 이미 발표 됐던 곡이다. 1집은 기타 치며 부른 라이브 버전이었지만 새 앨범에 수록된 곡은 스튜디오에서 녹음됐다. 좀 다른 느낌으로 제대로 옷을 입혀 불렀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었다. 음유시인 최백호 씨가 선물한 곡인 ‘바보’는 김희진 씨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모처럼 4집을 발매하며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곡과 대중이 좋아하는 곡이 다를 수 있다는 판단에 두 곡을 타이틀곡으로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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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특별한 제주 이야기들

김희진의 새 앨범엔 이전과 달리 ‘제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겼다. 이중 ‘우리 어멍 이야기’는 올해 70주년이 된 제주 4.3사건을 담은 곡이다. 물론 그녀가 4.3 사건을 직접 경험하거나, 관계된 당사자는 아니다. 그러나 그녀 역시 제주에서 나고, 자라며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들을 노래로 풀어냈다.

“어떤 마을은 아버지 제사가 모두 같다고 해요. 슬픈 사연들이야 세계 어느 곳에도 없지 않겠지만, 제가 제주 사람이다 보니 4.3에 대해서는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4.3사건은 광주민주화항쟁과 달리 1950년대 6.25가 발발하기도 전 일어났던 사건이다 보니 아마도 더 오랫동안 우리에게 잊혀왔던 것 같습니다”

그녀가 처음 4.3 사건에 대해 곡을 쓰게 된 것은 이 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양민들이 피해를 입었는지 그 아픈 기억에 대해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족회에 있는 친구로부터 뜻 있는 일을 함께 준비하자는 권유를 받기도 했고, 싱어송라이터로 노래를 기증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대중 가수의 한 사람으로 4.3사건을 잊지 않도록 많이 언급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정부가 70주년 행사를 기획하기 전에는 가수 안치완 선배를 비롯해 뜻있는 대중가수들이 모여 행사를 기획했어요. 하지만 올해가 4.3사건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보니 정부 차원의 대규모 행사로 치러지면서 아쉽지만 준비했던 공연에는 참여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처음 섭섭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공연 자체보다 4.3사건에 대한 진심어린 추모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다소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기회는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모두의 관심이 식어질 때 쯤 다시 우리만의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어멍이야기’ 외에, ‘너영나영’과 ‘제주연가’ 역시 그녀만의 제주 이야기를 담은 자작곡들이다.

“‘너영나영’은 ‘너랑나랑’ 말의 제주 방언입니다. 어린 시절 친구와 조랑말을 타고, 유채밭을 뛰어다니며 보말도 잡던 예쁜 기억들을 담았죠. ‘제주연가’는 몇 년 전 발표했던 곡인데 제주에 대해 제 생각을 일기처럼 쓴 곡입니다. 어느 날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 도착하기 직전, 창문 넘어 펼쳐진 제주를 내려다보며 고향에 대한 향수를 가사로 적은 곡입니다” 어린 시절 생각하면 그녀는 제주가 너무나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또 이렇게 변해가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고.

최근 제주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며 눈부신 발전을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 사드사태가 터지며 중국 관광객이 급감해 최근까지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제주의 떼가 묻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희진에게 고향인 제주는?”

그녀는 “예전엔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은 제주가 고향이란 것을 늘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포크음악은 서정을 담은 시대의 마지막 감성

“김광석 선배님 다음으로 포크계엔 이렇다 할 스타가 없다 보니 요즘은 포크란 장르가 정말 대중에게 잊혀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김광석이란 걸출한 가수를 배출했지만 오히려 요즘엔 모두 지나간 성인가요로만 치부하는 것 같아요”

실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가수 김희진에게서 포크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최근에는 인디밴드 보다 더 알려지기 어려운 현실이 포크음악이며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념은 비슷하지만 저희 세대의 언더그라운드와 지금 유행하는 홍대의 ‘인디밴드’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물론 세대도 다르지만 추구하는 음악 자체가 다른 거죠” 그녀는 개인적으로 “포크란 음악은 서정적인 가사로 가는 장르에 마지막 세대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요즘은 포크가수라 소개하면 7080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80년대 후반만 해도 포크는 젊음 대표하는 음악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아이유 같은 어린 후배들이 선배들의 음악을 공부하며 재해석 하는 점은 정말 대단해 보인다고 귀띔했다.

갈수록 포크가수의 무대가 줄어드는 것도 지적했다. 몇몇 프로그램 외에는 포크음악을 TV방송을 통해 접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대가 됐다.

“사실 방송에 출연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표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방향이 따로 있고, 그 부분을 방송 전에 미리 정해주기 때문이죠”

방송무대가 정작 주어져도 나만의 음악적인 색깔을 그대로 표연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무대를 설 수 있다는 점은 감사하지만 아쉬운 점이이라고 했다.

“예전엔 가수가 직업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제 인생이 됐습니다. 아마도 음악이 없었다면 지금의 김희진도 없는 거겠죠”

그녀는 가수란 직업에 대해 한 마디로 ‘가야할 만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냐는 물음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내 목소리가 위안이 될 수 있길 바란다”며 “한국 가요사에 작게나마 의미 있는 이름으로 남길 바란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인기.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전 가수로서 지금이 가장 완숙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녀는 데뷔시설 김희진을 생각하면 풋풋하고 신선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안정감 갖춘 가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녀의 말처럼 아마 가수 김희진의 진짜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희진1

가수 김희진 / Singer Hee jin Kim  

제주특별 자치도 제주시 출신

전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졸업, 단국대학교 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석사 졸업

‘제주를 빛낸 예술인’ 선정 (제주 문화 역사)

세계 7대 자연경관 기념음반 ‘제주로 가요’ 발표

2012년 제 19회 대한민국 연예 예술상 포크가수상 수상 (박학기, 김희진)

 

공연

한국포크30주년기념 콘서트 – 세종문화회관

포크5인5색 낭만 콘서트 전국투어 (김도향,유익종,추가열,남궁옥분,김희진)

 

뮤지컬 & 기타사항

KBS 국악 관현악단 뮤지컬 “심청이” “삼신할머니와 일곱 아이들” 출연

KBS역사 드라마 ‘거상 김만덕’ 연기 지도 (제주방언)

 

앨범

2000  듀엣 “라나 에 로스포” 마지막 멤버로 데뷔,  앨범 “사랑은” 발표

2003  솔로1집 “꿈을 꾸는 여인” 발표

2007  1.5집 “당신이 너무 좋아요” 발표

2008  2집 “영원한 나의 사랑” 발표

2011 세계 7대 자연경관 기념 음반 ‘제주로 가요 ‘발표

2012  3집 ‘순수’ 발표

2014 디지털싱글앨범 [Born Again] 발표

2014 디지털싱글앨범 [마중] 발표 <김희진 추가열>

2015 디지털싱글앨범 [현이와 덕이 오마쥬 1] <박승화, 김희지>

2015 EP 라나에로스포 마지막 이야기

2016 디지털싱글앨범 [아빠와 딸] <송민형 김희진>

2016 디지털싱글앨범 [이대리]

대표곡  : 영원한 나의사랑, 사랑해

 

콘서트

2005  “김희진 봄나들이 콘서트” 대학로 질러홀

2008  “와인 향기 흐르는 음악회” 뮤지컬 하우스

2009  “김희진 아름다운 콘서트” 상암동 DMC 누리꿈 스퀘어

2010  “김희진 봄나들이 콘서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2010 송년콘서트” 산울림 소극장

2012  “김희진 순수 콘서트” – TCC센터

2013  “김희진 봄소풍 가요” 콘서트 – TCC센터

2015~2016 김희진 소극장 콘서트 전국투어 <서울, 대구, 광주,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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