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경영/ 주주행동주의,,, 확산되는 주주행동주의는 자본시장의 ‘촛불’ 지배구조 취약한 한국 재벌,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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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7.02.13 18:11

■CSR경영/ 주주행동주의,,,  확산되는 주주행동주의는 자본시장의 ‘촛불’  지배구조 취약한 한국 재벌,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

CSR경영/ 주주행동주의

확산되는 주주행동주의는 자본시장의 ‘촛불’

지배구조 취약한 한국 재벌,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 대상

 

2016년 10월 블레이크 캐피털(Blake Capital)과 포터 캐피털(Potter Capital)은 삼성전자의 분사와 주주에 대한 특별배당 등을 요구하는 서한을 삼성전자 이사회에 보낸 바 있다. 이들 펀드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어 미국의 나스닥에 각각 상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 argos68@naver.com

 

스마트폰 사업, 반도체 사업, 가전 사업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현 구조는 주식시장에서의 저평가를 초래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분사해야 하며,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한 후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할 수 있는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사회에 독립적인 3명의 이사 추가와 아울러 정기배당과 별개로 700억 달러(약 78조 원)에 이르는 현금 중 총 30조원, 주당 24만5,000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두 펀드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2%였다.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은 국내에서는 생소하다. 그런데 이 두 펀드의 모회사는 바로 미국의 억만장자 폴 싱어가 운영하는 ‘엘리엇 매니지먼트’이다. 현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사건 중 하나로 국민적 이목을 끌고 있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반대 진영의 선두에서 삼성을 공격했던 펀드다. 우리 국민들이 알고 있는 익숙한 펀드다.

 

주주행동주의와 행동주의 헤지펀드

주주 행동주의(shareholder activism)가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란 ‘주주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과거 주주 행동주의자(shareholder activist)들은 주로 배당금이나 시세차익에만 주력했다. 그러나 지금의 주주 행동주의자들은 과거의 이런 관행에서 탈피해 기업의 부실경영 책임 추궁, 경영 투명성 제고는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한 다양한 기업관여(engagement)를 통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activist hedge fund)’가 급부상하고 있다. 동부증권이 발간한 ‘대한민국 격동의 시대 : 주주행동주의 확산’ 보고서는 “주주 행동주의는 적극적인 행동을 통해 주주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행위(value creation)로 볼 수 있고,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주식매수를 통해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로 등재한 후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함으로써 기업 및 보유주식 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로 생각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로 잘 알려진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운용자산이 270억 달러가 넘는, 글로벌 2위 규모의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전 세계적으로 주주 행동주의가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기업의 주요한 경영 결정에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헤지펀드 전문 평가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1%대로 저조한 반면, 헤지펀드의 한 종류인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2016년 8월 말 기준)이 8.8%에 달한다. 행동주의의 힘이다. 헤지펀드가 주주 행동주의 전략을 사용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내세우는 핵심철학은 ‘주주가치 극대화’와 ‘공정성’이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자본력이 소규모인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 노이즈를 일으킨 후 주가가 오르면 빠져나가는 그동안의 단기투자 전략을, 대상을 대기업 이동하고 주주가치 극대화를 내세운 경영전략으로 바꾸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주로 주장하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 그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은 바로 주주가치 극대화와 공정성 달성이라는 펀드의 명분에 매우 충실한 전략인 셈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009년 이후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의 15% 이상(애플, 마이크로소프트, P&G, 야후 등)이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전문 매체인 액티비스트인사이트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는 2013년 이후 비약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2013년 160개에서 2015년에는 397개로 늘었다. 목표기업도 같은 시기 291개에서 551개로 증가했다. 운용자산 규모 또한 그렇다. 동 시기 930억 달러에서 1290억 달러 이상으로 늘었다.(표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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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심 프레임이 가린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순기능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결코 생소하지 않다. 칼 아이칸과 소버린도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칼 아이칸의 ‘아이칸어소시에이츠’는 글로벌 1위 규모의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칼 아이칸은 2006년 2월 KT&G 지분을 5.69% 매입하고 보유 부동산 매각과 배당확대, 이사진 교체들 요구하다, 그 해 12월 약 1,2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고 철수했던 펀드다. 소버린은 SK(주)의 지분을 2003년 4월 14.99%를 매입한 후 경영진 퇴진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다 2년 만에 주식 전량을 매각, 약 9,4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고 철수했다. 헤지펀드인 론스타는 2003년 외환은행을 1조3,800억원에 인수해 약 6조8,000억원의 이익을 실현하고 철수하고도 우리 정부를 상대로 5조1,000억원의 투자자 국가 간 소송(ISD)를 제기하고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한 극단적으로 상반되는 시각이 존재한다. 단기적 이익만 강조해 기업의 장기적 가치성장을 저해한다는 부정적 시각과, 고여 있는 기업경영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이다. 우리나라 기업들과 국민들 상당수는 헤지펀드를 거의 ‘악의 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론스타 사건은 헤지펀드를 무조건 ‘먹튀’로 각인시켰다. 론스타의 경우 그런 측면에 매우 강하지만,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 경영권을 방어하고자 하는 기업과 이에 동조하는 언론들은 주로 ‘애국심 프레임’을 사용해 헤지펀드의 공격에 대응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삼성은 ‘국부유출’ ‘먹튀’라는 애국심 프레임의 키워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했고, 언론을 통해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함으로써 엘리엇과 위임장 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2015년 7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헤지펀드 주주 행동주의에 대한 생각’에 따르면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헤지펀드가 투자한 회사들의 주가는 대량보유 (5%) 사실 자체가 시장에 공시되자마자 급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분야 최고 권위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공시 20일전부터 공시 20일후까지의 기간 동안 주가는 시장수익률 대비 무려 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Brav et al., 2008).”고 적고 있다. 또 헤지펀드 주주행동주의 장기효과 분석 연구와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결과 6가지를 나열하고 있다. 그 중 하나를 거론하면 “2004-2007년 동안 개입을 당한 회사들이 위기 기간(2008-2009) 중 그렇지 않은 회사들에 비해 오히려 기업가치(Tobin’s Q)와 수익성 (ROA)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Bebchuk, Brav, and Jiang, 2015)”. 그는 결국 “헤지펀드의 주주행동주의는 투자대상 회사의 주주가치는 물론 해당 회사의 경쟁력, 그리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도 기여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헤지펀드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한 논문들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쓰고 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한국 재벌 겨냥 가능성 높다

최근 자본시장과 경제연구소에서는 ‘주주 행동주의’와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관한 보고서가 자주 나오고 있다. 동부증권은 ‘대한민국 격동의 시대 : 주주행동주의 확산’이라는 리포트(2016.12.5.)를 시작으로 ‘주주행동주의’(2017.1.2.), 그리고 ‘Quant Selection’이라는 제목으로 행동주의 펀드를 연이어 다루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아시아 기업 공격과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2017.1.16.)를 최근 내놓았다. 동부증권에서는 주주행동주의와 행동주의 헤지펀드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다루고 있고, 한국경제연구원은 ‘해외투기세력’이라고 규정하고 경영권 방어책이 시급하다는 부정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럼에도 두 보고서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한국의 대기업이 주주행동주의 특히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과 우리나라 등 아시아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동부증권 남기윤 연구원은 ‘Quant Selection’을 통해 국내의 경우 행동주의 투자자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바로 성공확률과 지배구조 이슈 부각이다. 실제로 아시아 기업을 겨냥한 헤지펀드의 공격 성공률은 2015년 46.7%로 미국(68.6%)과 영국(62.1%)에 비해 낮은 편이었지만, 성공률 증가폭은 17.1%포인트로 미국(3.0%포인트)과 영국(6.9%포인트)보다 현저하게 높았다. 즉 아시아 지역에서 행동주의 투자자의 요구 수용률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말이다. 외국계 증권회사인 CLSA와 아시아지배구조협회가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발간해 온 ‘CG Watch’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배구조는 조사대상 11개국 중 8위다.

남 연구원은 “해외 행동주의 투자자 입장에서 국내 기업의 포커스 리스트는 대기업 집단이 될 전망”이라며 “우리나라 대기업 그룹은 경제와 균형이라는 자본주의 원리에 노출되지 않았고, 외국인이 대기업 집단의 지분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최대 주주는 상대적으로 지분율이 낮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그룹(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SK그룹(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LG그룹(LG화학, LG생활건강), 포스코가 이에 해당된다.(표2 참조).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배구조를 비롯해 사회적 책임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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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 주주행동

동부증권은 ‘주주 행동주의’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행동주의 투자가 본격화 될 수 있는 근거를 세 가지를 들고 있다. △투자자가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점 △코리아 디스카운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우리나라 재벌들의 행태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제민주화 법안 중 ‘지주회사 설립에 앞선 자사주 소각’ ‘전자투표 의무화’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이 올해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그리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저에서 부당한 의결권 행사를 한 국민연금이 수탁자의 책무인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몰려 있다는 점도 주주행동주의가 확대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규모는 작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1월 라임자산운용이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라임데모크라시’를 선보였다. 라임운용은 이 행동주의 펀드를 통해 주주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구조를 만들기 위한 펀드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책임투자의 맥락을 가진 행동주의 펀드다. 사회책임투자는 일반적으로 ‘장기투자’라는 측면에서 행동주의 헤지펀드와는 다르지만, 펀드의 철학상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는 펀드라는 점에서 행동주의를 표방할 수밖에 없다. 초보적인 수준의 논의지만 시민사회단체에서도 프록시 운동을 통해 기업을 변화시키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촛불행동은 나라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행동을 통해 나라를 망친 대리인을 끌어내린 혁명이다. 마찬가지로 주주행동은 기업의 주인인 주주가 대리인에게 기업을 잘 경영하도록 그리하여 주주가치와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가지고 행동하는 일이다. 분명한 건, 한국 사회에서 주주 행동주의는 이제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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