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김종덕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
북극프론티어의 시사점
제10회 Arctic Frontiers 컨퍼런스가 ‘북극의 수도’라고 일컬어지는 노르웨이 트롬소에서 1.25-29일 기간 중에 개최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지난 9차례와는 달리 경제개발에 대한 이슈가 크게 강조되는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환경적으로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개발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는 있지만, 주최국 노르웨이는 물론 핀란드, 아이슬란드, 러시아 등에서 참석한 장관급 인사들은 대부분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개발과 환경피해 대응’이라는 것에 중심을 두고 국가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북극권 개발 필요성과 환경훼손을 극복할 수 있는 기술발전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두드러졌다. 이것은 작년에 발족한 북극경제이사회(Arctic Economic Council)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본격화되고,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북극투자지침(Arctic Investment Protocol)의 영향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석유가스산업이 이끌어온 북극권의 경제가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에너지 자원 가격 폭락을 겪으면서 경제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말하자면 북극 자원 개발 타당성 악화가 아이러니하게도 북극권의 새로운 경제적 기회 발굴 필요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금년이 북극이사회 창설 20주년이 되는 해라서 기후변화 대응과 경제개발이 보다 강조되는 새로운 북극지역 전략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 하나는 북극해를 포함한 해양부문에 대한 노르웨이의 그림이 매우 선명해졌다는 것입니다. 특별연설에서 노르웨이 Erna Solberg 총리는 ‘노르웨이의 미래가 북극해를 비롯한 바다에 있다고’ 강조하고 Seafood, Offshore, Maritime을 통한 지속적인 국가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이를 위해 관련 해양수산분야 연구개발 투자와 교육기반을 크게 강화하는 것은 물론, Ocean Space Center 설립을 통해 해양자원, 조선, 토목, 기계, 수산 장비, 해양에너지, 환경 예측 등 북극해를 비롯한 해양공간개발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종합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을 밝혔다. 이에 더해 Per Sandberg 수산부 장관은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노르웨이의 양식산업이 위기에 처한 석유 가스산업을 대신하여 지속 가능한 국가발전의 토대가 되는 산업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북극해를 비롯한 외해양식 등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환경관리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여 지금보다 4배 이상의 수산물 생산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추진하고, 수산분야가 21세기 Bio Economy의 선두에 서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지난해 9월에 이곳 트롬소에서 문을 연 북극경제이사회도 이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아직은 옵서버 국가의 기업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북극에서의 경제활동에 대해서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3월 정식 총회에서 그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의 석유가스 개발기업의 하나인 ConocoPhillips는 10년 전부터 스발바르 니올레순의 연구시설에 직접 투자하며 극지 관련 연구를 여러 북극지역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연구를 기업활동에 필요한 중요한 지식 생산기반이자 사회기여 통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북극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기업들의 북극 연구분야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해야 할 북극권 사회의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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