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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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4.04 21:49 Updated

CEO&/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CEO&/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혁신과 변화로 위기 극복…‘글로벌 KDB’로 거듭나야”

“‘능률’과 소통, 감성경영으로 조직쇄신”, 이 회장 ‘리더십’에 세간 이목 집중

“과연 해낼까” 일각의 우려…40년 금융 인생 노하우로 목표 실현” 자신감

 

효율화, 위기와 결단, 감성경영…. 지난 2월 정책금융기관의 새로운 수장이 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행보에서 묻어나는 키워드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IMF 이후 최대 적자를 보였다. 부실채권만 7조가 넘는다. 이런 현실을 돌파하기 위해 문제 많은 비금융자회사를 매각하거나 구조조정하고, 기업 여신관리 시스템도 재정비하며, 조직 내부도 새롭게 추슬러야 한다. 이 모든 게 이 회장의 몫이다. 취임사에서도 그는 “이 자리를 맡게 된 것이 기쁘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비장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과연 그는 어떤 주사위를 던질 것인가. 요즘 산업과 금융계는 국가산업구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는, 그의 선택에 시선이 쏠려있다.  

박철의 기자   tie2409@naver.com

 

취임 무렵 이 회장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책금융기관이다보니 여론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다양한 금융 실무 경력을 갖춘 베테랑”이라는 호평이 있었는가 하면, “정책 금융·구조조정 경력이 전무한 ‘낙하산 인사’”라는 혹평도 뒤따랐다. 산업은행 노조 등 비판적 진영에서 나온 말이다. 이 회장은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아왔다. 1970년 한일은행에 입사한 후,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쳐 신한캐피탈 사장,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사장,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산은 노조는 “정책금융 부문에선 문외한이어서 국내 최대 정책금융기관의 수장을 맡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못마땅해 했다. 그러자 이 회장은 즉각 반박했다. 언론 인터뷰는 물론, 노조와도 직접 만나 “만약 그렇다면 구조조정, 부실관리 등 문제가 산적한 산업은행 회장으로 (나를) 보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 증거로 신한금융투자 시절 IB(투자금융)부문에서 보인 실적과 경륜을 들기도 했다. 이 회장은 “신한캐피탈, 신한금융투자의 CEO를 지내면서 중점적으로 키워낸 부분이 IB였다.”면서 “시중은행 업무의 상당수가 정책금융기관과 공조해 벤처기업 육성, 중소기업 지원 사업인데, 어떻게 정책금융의 메커니즘을 모를 수 있겠느냐”고 비판론을 잠재운 것이다.

 

“2~3년 후 실적과 숫자로 만회해 보이겠다”

금융당국과 산업계는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재정 건전성 확보, 산은 조직 재정비 등의 난제를 앞에 둔 그의 리더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장 자신도 ‘절박한’ 심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취임사에서 조차 “KDB는 기업구조조정과 잠재적 부실요인 등으로 2015년 적자가 예상되고, 재무구조가 나빠질 것 같다”며 “지금이야말로 두려움을 극복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용기와 절박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언론을 향해선 “2~3년 후 실적과 숫자로 만회해 보이겠다”는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말처럼 취임 직후부터 그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창립 62주년 기념 신상품으로 뉴스타트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출시하고, 자신이 직접 홍보모델로 나선 사진을 언론사 보도자료로 뿌리기도 했다. 또 “실리콘밸리와 같은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대규모 민간 모험자본을 육성키 위한 2조 규모 펀드도 만들었다. 중동의 이란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만들고자, 주재원을 파견하고 현지에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한 것도 이 즈음이다. 그러나 이 회장의 임기 동안 성적표를 크게 좌우하는 것은 정작 따로 있다. 해운·조선·철강 등 부실기업들과, 377개에 달하는 비금융자회사의 구조조정이 그것이다. 특히 현대상선·대우조선해양 등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은 이 회장과 산업은행에게 ‘발등의 불’이다. 이미 정부도 이들과 함께 철강과 건설을 포함한, 거대 장치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정책 드라이브와 기업 간의 소통창구가 필요하다. 예상할 수 있는 다양한 현안이나 문제를 처리할 해결사도 있어야 한다. 이 회장이 곧 그런 역할을 해낼 인물인 셈이다.

 

기자 간담회선 “끌려가지 않는 구조조정” 다짐

취임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도 구조조정과 산업재편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 자구안’과 ‘정상화 가능성’을 구조조정의 큰 원칙으로 꼽았다. 정책금융기관을 책임진, 국가산업 구조조정의 ‘기수’다운 카리스마와 결기를 내비친 것이다.

한편으론 “끌려 다니는 구조조정은 안할 것”이라고도 했다. 기업 스스로 ‘자구안’을 얼마나 밀도 있게 추진할 수 있는지, 정상화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구조조정의 데드라인(마무리 시점)을 정한 뒤, 끌고 가는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 사례로 대우조선해양을 들며,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역량도 충분하고, 정상화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한 이 회장은 “특히 LNG선과 같은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어서, 해양플랜트 부문을 줄이고 대우조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구조로 재편하면 높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반면교사로 현대상선을 꼽았다. 이 회사는 10여년 전 해운업 경기가 좋을 때 비싼 용선료(선박 임대료)를 계약했던 게 화근이 되었다. 그 때문에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되고, 천문학적 부채에 시달리며 매년 1조원씩 채권 만기가 돌아온다. 이 회장이 생각하는 해결방안은 기존 용선료 계약을 다시 하고, 부채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채권 금융기관들이 의견을 모아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고, 채무조정에 나서도록 하자”는게 그의 복안이다.

 

비금융자회사 매각의 대원칙도 제시

산업은행이 보유한 비금융자회사 매각은 기실 국가 차원의 난제다. 기업여신을 출자금으로 전환한 이들 기업들은 자칫 방치했다간, 국가경제의 큰 장애물로 돌출할 여지가 크다. 이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이 문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외부인사들도 참여한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매각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대상업체 중 상당수가 벤처기업인데, 그 중에는 분명 우수한 기업이 있을 수 있어 이들의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수 벤처기업의 기업공개를 추진하되, KAI(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GM, 대우조선해양 등은 본격적으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는 ‘산은이 5년 이상 투자하고, 15% 이상 지분을 가진 회사 중 정상화된 기업을 선별해 2019년까지 우선 매각에 나선다’는 정부 방침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선 정작 이 회장의 역량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과연 얼마나 정상적인 가격을 받고 자회사를 매각하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를 전적으로 이 회장의 ‘능력’문제로 치부했다. 이에 화답하듯, 이 회장의 각오도 새롭다. “취임 전부터 이 문제를 포함해 산적한 숙제들을 연구해왔다.”며 언론을 통해 이른바 ‘D데이’ 원칙론을 공표했다.‘D데이’ 원칙론은 대기업 구조조정, 한계기업 정리의 ‘원칙’이다. 즉, 구조조정 관련 D데이, 즉 최종 마무리 일자를 먼저 제시하는 것다. 이를 통해 과거 부실 사례부터 향후 일어날 일까지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다.

 

오랫동안 체득해온 ‘속도와 효율’, 조직에 이식

이런 움직임과 맞물려 최근 산은 내부에선 이른바 ‘고효율 유전자’이식이 화두가 되고 있다.

이 회장이 몸담았던 ‘신한금융’ 특유의 속도와 효율성을 산은에 이식, 구조조정과 자회사 매각에 속도를 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제상황이 어려워 자회사 매각이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회사 매각에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게 이 회장의 주문이다.

이 회장은 “국내 금융계에서 갖고 있는 산은의 위상이나 구성원들의 자질은 무척 높지만, 조직이 경직되고 소통이 부족해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아쉽다”고 했다. 이 회장 자신은 금융계의 ‘삼성’이라고 불릴 만큼 능률을 중시하는 ‘신한’의 체질이 몸에 배어있다. 그래서 신한의 조직 문화를 접목해 해묵은 과제인 구조조정을 원만히 해내겠다는 의도다.

그는 요즘 조직의 사소한 매뉴얼에 이르기까지 능률과 효율을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아침에 전해진 지시사항이 각종 회의를 거쳐 퇴근 무렵에야 담당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보고, “너무나 구시대적 행태”라고 호되게 지적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조직과 구성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금 인상분 전액 반납 결정, 부실 경영에 대한 여론의 질타 등으로 조직 내부엔 그야말로 잿빛 분위기가 가득하다. 이 회장도 이에 대한 고민이 크다. 그래서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해 실추된 산은의 자존심을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고삐를 죄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성경영’으로 원활한 조직 운영과 목표 달성

‘소통’도 그가 특히 강조하는 미덕이다. 능률과 효율을 중시하되, 진정한 소통이 있어야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속도가 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취임식 날 그는 자신의 e메일 주소를 큰 현수막으로 내걸기도 했다. 누구든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e메일을 보내라는 뜻이다.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여의도 산은 본사를 지나다 보면 외벽의 큰 글자판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 역시 이 회장의 아이디어다. 이해인 수녀의 싯귀를 통해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은 물론, 조직 구성원 모두에게 희망과 사람의 메시지를 전하며 소통하려는 몸짓이다. 소통을 통한 나눔과 배려, 고객감동을 이루고자 함이다. 이 회장 특유의 ‘감성경영’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감성경영’은 그가 ‘소통’, ‘효율’과 함께 조직 운영의 근간으로 삼아온 덕목이다.

그가 오래 몸을 담았던 신한금융지주 주변의 인물평도 이를 미루어 짐작케 한다. “정면돌파할 건 하되, 항상 찾아가고 해명하며 대화로 상대방의 마음을 녹이는 덕장 스타일”이란 게 그에 대한 평판이다. 이것 역시 ‘감성경영’ 코드와 맞닿는다.

그래서일까. 이 회장은 평소 ‘맨투맨’의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자신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산은 노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회장 선임 발표 직후 그는 이틀 동안 지도부와 대의원을 잇따라 만나 비전과 포부를 소상하게 펼쳐 보이기도 했다. 노조는 하루 반나절 만에 농성을 풀었고, 취임식에도 참석했다.

말 만들기를 좋아하는 일부 언론에선 그의 이같은 스타일을 두고 ‘형님 리더십’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캔 두(Can Do)’ 넘어 ‘머스트 두(Must Do)’로…”

이제 산은과 국내산업의 지형은 다시금 기로에 섰다.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성공적인 자회사 매각이 시급하다. 정부의 정책 금융 개편 방안에 따라 산업은행을 앞으로 미래성장 산업 지원의 기지로 전환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모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험한 국면을 헤쳐나가야 할 임무가 이 회장에게 주어졌다. “과연 해낼 수 있을 것인가?…”하는, ‘이동걸호(號)’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여전히 적지않다. 그럴수록 이 회장은 확신에 찬 비전을 강조한다. “40년 금융 인생에서 보고 듣고 배워온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친다. 2월의 취임사는 그런 의미에서 조직은 물론, 스스로에게 보내는 다짐이자 실천적 선언이다. “‘캔 두(Can Do)’를 넘어 ‘머스트 두(Must Do)’로 가야합니다. 작은 일부터 큰 일에 이르기까지 주인정신, 열정, 자신감을 갖고…. 크고 넓은 해외시장을 개척해서 ‘글로벌 KDB’라는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_산업은행mou

사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3월 2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세계은행그룹(World Bank Group) 국제투자공사(IFC)의 자회사인 IFC AMC社와 전략적 파트너쉽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사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월 7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공공기관과 금융공공기관 성과중심 문화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했다.

 

_진료

사진/ 산업은행자원봉사자들이 지난 3월26일 서울나우병원(분당) 의료진 25명과 함께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강원도 철원군 양지리 마을을 방문하여, 기본 진료와 더불어 영양제 수액 투여와 물리치료 등 다양한 의료봉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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