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홈쇼핑의 미래
모바일 쇼핑의 빅뱅,
그리고 TV홈쇼핑이 가야 할 길
모바일 쇼핑, 가히 빅뱅이다. TV홈쇼핑 가운데 모바일 쇼핑이 전자상거래시장을 주도하는 등 홈쇼핑시장에서 빅뱅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54조원 가운데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년대비 무려 64.3% 신장한 24조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성수 자유기고가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소매판매액은 전년대비 1.9%증가한 366조원. 이 가운데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7%에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32.8%와 45.3%를 차지하는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5년 상위 25%의 온라인 몰의 모바일 매출 점유율이 58%에 달해 모바일 매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모바일 매출 강화에 나선 TV홈쇼핑
이처럼 모바일 커머스의 매출이 급신장을 거듭하자 TV홈쇼핑사들도 모바일 부문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경쟁에 뛰어 들었다. TV홈쇼핑사들은 고객이 모바일 기기로 구매를 할 경우 추가할인, 사은품, 추가 할인쿠폰 등의 구매혜택을 제공하고, 모바일 앱 보급과 홍보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를 투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2013년 홈쇼핑사들의 모바일 쇼핑 부문 매출은 대 약진을 이루었다. 2013년 CJ오쇼핑의 모바일 취급고는 3,050억 원으로 전년보다 320.7% 성장하였고, GS홈쇼핑도 2,789억 원으로 전년대비 무려 541.1%의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에 GS홈쇼핑의 모바일 커머스 취급고는 7,352억원에 이르러 2013년보다 163.6%나 늘었는데, 모든 홈쇼핑업체들도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2015년에도 홈쇼핑사의 매출을 견인한 것은 바로 모바일쇼핑 부문이었다.GS홈쇼핑에 따르면 2015년에 총취급액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8% 증가한 3조5,12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모바일 쇼핑이 1조원을 넘어서며 신장을 주도했다.
TV홈쇼핑사의 모바일 전략은 ’제 닭장의 닭 잡아 먹기’
그런데 TV홈쇼핑사들의 부문별 매출액과 구성비 추이를 보면 이상징후가 감지된다. 모바일 부문의 고도성장에도 불구하고 총 매출액이 성장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홈쇼핑업계 전체의 온라인쇼핑매출 신장률은 2014년 전년대비 17.7%, 2015년에는 19.1%를 시현하였는데도 말이다. 즉, TV홈쇼핑사들의 경우 모바일 커머스를 통한 취급고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대신에, 지난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한 TV부문의 취급고 비중이 급격히 하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보통 모바일 쇼핑의 고성장은 기존 인터넷쇼핑의 판매영역을 잠식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TV방송판매는 인터넷 몰과 모바일 몰과는 별개의 장터이지 서로 중복되는 대체시장이 아니다. 2013년 CJ오쇼핑의 경우, 모바일 쇼핑 매출의 폭증과 달리, TV부문 매출은 1조8,229억 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하는 데 그쳤고 인터넷부문 매출은 7,674억 원으로 10.4% 감소했다.
GS홈쇼핑의 2013년 TV부문 매출은 1조9,447억 원으로 전년보다 8.8% 늘었다. 하지만, 인터넷부문 매출은 8,037억 원으로 전년보다 18.2% 줄어들었다. 2015년에 GS홈쇼핑은 모바일 쇼핑이 1조원을 넘어서며 견인을 했음에도 전체 취급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3조5,120억원에 머물렀다.
TV와 모바일, 쌍끌이 전략 수립해야
지난 2~3년 간의 실적표가 시사하는 TV홈쇼핑사들의 모바일 확대방안의 문제점은, TV나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던 고객들이 모바일로 주문방식을 바꿀 뿐 신규매출이 창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TV홈쇼핑사들은 TV방송판매 중 모바일 사용고객 확장을 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TV에서의 방송판매 중 추가 구매혜택을 제공하면서 모바일기기로 구매할 것을 유도한다. TV가 자사의 모바일 웹이나 앱과 경쟁하는 셈이다. 이런 방식은 TV고객을 모바일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풍선효과를 보일 뿐이다. 그러면서도 추가 인센티브 제공에 의한 수익 악화와 마케팅비용의 부담만 질 뿐,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고객층의 저변을 넓히는 효과는 적다.TV홈쇼핑사는 TV부문과 모바일 부문 각각의 특성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전개함으로써 양축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TV를 이용한 구매고객과 모바일 웹과 앱 이용고객을 분리하여, 고객의 구매 매체간 전환이 아니라 고객의 저변을 확장하여 유입고객의 수를 늘려야 한다. TV홈쇼핑사들은 정작 자신들이 가진 TV홈쇼핑의 막강한 판매력을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20년 간 TV홈쇼핑은 법에 의해 경쟁회피를 보장받는 독과점 장터로서 새롭고 강력한 마케팅 파워를 구사하며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다. 전국 방방곡곡 모든 시청자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그 고객들에게 상품을 생생하게 시연하며, 방송으로서의 신뢰를 업고 판매할 수 있는 매장이 어디에 또 있겠는가? 그러므로 TV홈쇼핑사들은 TV부문의 고객들에게는 그 특성에 맞는 상품과 마케팅 전략으로 호소해야 한다. 예를 들어 TV홈쇼핑사들은 방송플랫폼사업자들에게 매출액의 17% 내외의 전송망사용수수료를 지불하는데 이는 고스란히 원가상승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TV판매 상품은, 같은 상품일 경우 자릿세를 내지 않는 인터넷몰이나 모바일 몰 전용상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그러므로 매체별로 비교우위를 가진 전용상품을 운용해야 한다.이처럼 현재의 운영방식과 편성전략을 개선하면, TV홈쇼핑의 성장잠재력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모바일 부문의 성장을 위해서는 모바일 매체라는 장터에서, 모바일 친화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적합상품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 TV고객을 모바일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은 ‘제 닭장의 닭 잡아먹기’이다. TV홈쇼핑 이용빈도가 낮은 20∼30대 젊은 고객층과 맞벌이 고객 등은 모바일 쇼핑의 핵심고객층이다. 이처럼 모바일 매체를 선호하거나, 모바일을 통한 구매가 더 편리한 고객을 유치해야 고객 수를 증가시키고 매출을 확대할 수 있다.
모바일 부문, 아직 성장 여력 충분
TV홈쇼핑사가 모바일 쇼핑의 외연확장을 위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모바일쇼핑 전용 플랫폼을 정비하는 것이다. 즉 TV와 별개의 장터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PC기반의 쇼핑몰은 그대로 발전시키면서, 별개로 전용 모바일 웹을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도록 전면개편하고, 또한 별도로 제작한 모바일 앱의 보급에 주력해야 한다.
모바일 앱은 데스크탑이나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우수한 구매전환 및 매출창출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하면 TV와 모바일 부문이 대체관계가 아닌 서로 보완하며 동반성장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 고객을 위한 전용상품과 그 시장특성에 맞는 판매전략을 펴야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다. 또한 상품을 다양화해야 한다. TV부문은 단기매출 극대화를 위한 히트상품 집중전략 때문에 상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인터넷 몰과 모바일 고객을 위하여 전용상품을 다양하게 보강함으로써 자사 서비스 내에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2015년 4/4분기에 우리나라 전체의 전자상거래에서 모바일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45%를 넘어서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매출 상위 25% 내에 드는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모바일 매출의 비중은 평균 58%에 이른다. 이에 비해 TV홈쇼핑사의 모바일 부문 매출 비중은 그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이 것은 TV홈쇼핑의 모바일 부문이 아직 성장의 여력를 많이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결국 TV홈쇼핑사들은 TV와 모바일 각각의 고유영역의 특성을 살려 쇼핑 플랫폼을 특화시키고, 각자의 시장환경에 적합한 상품을 확충하며, 각자의 매체에 유효한 판매기법을 심화시키면 TV부문과 모바일 부문이 상호 보완하며 동반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다.
홈쇼핑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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