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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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4.16 16:21 Updated

인물포커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인물포커스/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특유의 포용력으로 조직화합 이끌어

보은인사 논란 잠재우고 ‘산은 엔진 바꿔 달았다’평가 받아

 

대구 경북 출신의 대표적인 친박 인사.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내정됐을 때 수많은 언론이 그려낸 그에 대한 수식어였다. 그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영남대를 졸업했다. 이동걸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 산은 회장으로 결정되자 업계에서는 ‘깜짝인사’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가 낙점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장봉섭 기자

 

당시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조원동 전 경제수석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인사들을 물리쳤다. 그래서 2012년 대선 당시 1300여명 금융권 인사의 박근혜 후보지지 선언을 주도한 공로를 인정한 청와대의 보은인사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1970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은행 부행장과 신한캐피탈 사장,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40여년 동안 금융권에 종사한 ‘금융통’ 등 그에 대한 다른 설명도 많았지만 ‘보은인사’에 ‘의심’의 눈초리가 집중됐다. 산업은행 노조도 이 회장 내정 후 “정책금융기관의 수장으로서 자질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공개토론 등을 통해 정책금융을 이끌어 갈 자질을 입증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사실 이동걸 회장은 6년 만에 금융권 귀환이라 내·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기대보다 우려의 시각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런 자신에 대한 저평가에도 이 회장은 서두르지 않았다. 취임 후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균형 잡힌 리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그는 취임 두 번째날 연수원을 방문할 만큼 직원들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임명장을 받은 후 첫 업무로 노조를 방문해 자신에 대한 반발을 대화로 풀어나갔다. 노조 간부들과 만나 장시간 얘기를 나눈 그는 그 다음날도 조합간부들 150명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그동안 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전례가 없었던 노조가 전통을 깨고 이 회장의 취임식에 참석해 뜻을 함께했다. 이 회장은 특유의 포용력으로 노조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노조 역시 취임식에 참석하며 이동걸 회장에게 신뢰를 보였다.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산은 회장직은 보은인사를 하기에는 너무 무거운 자리다. 보은인사인지 아닌지의 판단은 1~2년 후 여러분에게 맡기겠다”며 논란을 피해나갔다.

이 회장은 지난 2월 18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조직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40년 금융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당면한 현안들을 해결하고 변화를 이겨내는 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구조조정 등이 한 축이라면, 우리의 적자는 곧 세금의 유출인 만큼 다른 축인 수익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칫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방향이 잘못됐다고 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먹고살 것은 벌어야 한다”며 수익 창출을 위해 글로벌사업을 꼽았다.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금융계에서 쌓아 온 내공으로 내부의 적을 아군으로 만들었으니 이젠 외부의 따가운 시선을 응원의 목소리로 바꿀 차례다. 이 회장이 먼저 손을 덴 부분은 역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자회사 매각이다. 산은은 먼저 산은캐피탈 두 번째 매각 시도에 나섰다. 내·외부 인사로 구성된 출자관리위원회를 통해 비금융회사 지분 매각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밖에도 산은 앞에는 너무나 크고 막중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제일 급한 것은 산은 관리 대상에 올라 있는 기업 구조조정이 당면 과제다. 기업부채가 가계부채에 이어 한국경제의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산은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산은은 조선, 철강, 해운, 건설 등 ‘중후장대’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주로 맡았고, 그 결과 이들 산업 내 상당수 기업에서 주채권은행 역할을 하게 됐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현대상선 등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된 주요 대기업의 주채권은행이 거의 예외 없이 산은이다.

대우조선의 경영정상화를 지휘하고 있는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라는 유례없는 역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성과 없이 자금만 무리하게 투입했다는 비난을 잠재워야 한다. 대우조선을 비롯해 혹처럼 껴안고 있는 부실기업에 대한 정리를 위해 이 회장의 지혜가 발휘돼야 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문제와 관련해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을 산은이 가진 가장 큰 사안이라 생각하고 이 문제의 해법에 오랜 시간 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회생 불가능하다고 비관적으로 보기 시작하니 시장과 수주처에서 신뢰를 상실한 부분이 있다”며 “그러나 대우조선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을 살려서 정상화로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의 강점을 몇 가지 발견 중”이라며 “깜깜한 암흑에서 불빛을 보는 듯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 냉철한 면도 드러냈다. 취임사에서 “구조조정 원칙을 확실히 세우도록 하자”고 밝혔듯이 과감하게 기업의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대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관리기업의 부실이 반복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자구노력이 없는 기업, 한계기업에는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매 순간 냉철함을 잊지 말고 적당히 넘어가는 것이 없도록 깊이 생각해 달라”며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경쟁력 강화와 산업구조 개선을 지원하고 국가경제의 흐름이 선순환되도록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격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답은 혁신과 변화, 절실함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계에서는 최근 산업은행이 선장만 바뀐 줄 알았는데 엔진도 바꿔 달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취임 이후 산업은행은 기업구조조정부터 자회사 매각, 소매금융 부활까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이끄는 산은의 역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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