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하태환 프레지던트 편집위원장
환경의 변화와 기업 구조조정
얼마전 이세돌 9단과 인공두뇌 알파고의 바둑 5연전이 세계인의 관심 속에 전개 되었고, 인간 대표인 이세돌 9단은 인공 지능 알파고에게 4대1의 참패를 당했다. 바둑 수는 워낙 무궁무진하여 인공지능은 아직은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읽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는 깨끗이 사라졌다. 어느덧 인간이 만든 기계가 자연인인 인간보다 훨씬 더 잘 생각하고, 판단하며, 분석하고 종합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그 인공지능이 조금만 더 발전하고, 소형화하여 로봇에 장착된다면 인간보다 훨씬 더 유능한 인간, 거의 신에 버금가는 능력을 갖춘 인조 인간이 탄생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술을 인간 신체에 직접 적용하거나 대체한다면 인간 역시 사이보그가 되어 무한한 생과 능력을 갖춘 새로운 인류로 탈바꿈할 것이다. 거기에 유전자 조작 기술까지 가미된다면, 인간의 종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다양한 종으로도 팽창할 것이다. 급기야 새로운 기술의 시대에는 어떤 단일성과 통일성 보다는 다양성과 개별성, 그리고 독립성이 폭발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그러한 격변의 시대 바로 직전에 놓여 있다. 그러한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지금 우리 현대인은 엄청난 혼란과 가치관의 뒤흔들림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징조가 기존의 산업 구조의 근본적인 쇠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새로 맞이하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에서는 중화학 공업 중심의 3차 산업의 기반들이 무너지지 않을 수 없다.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의 몰락,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으로 이어진 세계 1 2 3위의 한국 조선 회사들이 심각한 퇴출 위기에 몰린 것이 단순히 경영자의 방만 경영과 깡패 노조들에 의한 과잉 임금 탈취 때문만은 아니다. 한 때는 삼성 전자가 망하면 대한민국 전체가 망할 것이라고들 하였다. 그러나 그 철옹성 같았던 삼성 전자도 이미 탈각하여 다른 업종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를 휩쓸고 다녔던 현대 기아차 역시 컴퓨터 기반의 전기차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지 않은가. 구소련이 해체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소련은 미국보다 먼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림으로써 과학기술과 산업화에 있어서, 후발주자였지만 능히 선진 대국으로 진입하지 않았는가… 구소련이 망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지도자들의 그릇된 오만과 자신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는 이미 3차 산업의 단계를 벗어나 정보화, 자동화의 시대로 들어갔는데도, 산업화만 달성하면 모든 것이 다 잘 잘 될 줄로 굳게 믿은 그 구닥다리 신념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지금 이제부터 몸살을 앓을 각오를 해야 한다. 급격히 이룩한 산업화의 달콤한 결과에 취해 여전히 새로운 환경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바로 구조조정을 어렵게 한다. 정부 관료들은 총대를 메지 않고 어물쩍 다음 대로 넘기려고 하고, 경영진은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면서 이미 죽거나 죽어버린 기업을 통해 국민의 세금만 축내려 한다. 물론 구조조정에는 노동자들의 반발이 가장 심하다. 그들은 경제적 최약자이고, 기업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기에 일방적 해고나 임금 감축은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자동화와 정보화 시대에는 기계와 인공 지능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연하다. 인간 무용화의 첫 실험대가 바로 구조조정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칼날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와 빚덩이만 남은 회사를 안고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쓰레기를 치우는 구조조정이 피할 수 없다면, 우선 잠정적으로는 임금을 절반 정도 감축하면서 다른 직업 훈련을 받아들이고, 전적으로 새로운 직종을 만들어 산업 구조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정말 절박한 시대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두가 공생의 지혜를 짜야 할 때이다. 혼자서만 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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