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장 ‘중오필찰, 중호필찰(衆惡必察,衆好必察)’을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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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6.07.26 11:47 Updated

중소기업중앙회장 ‘중오필찰, 중호필찰(衆惡必察,衆好必察)’을 고민할 때

중소기업중앙회장,

중오필찰, 중호필찰(衆惡必察,衆好必察)을 고민할 때

 

지금 중소기업의 환경이 매우 어렵습니다. 언론에서 중소기업을 많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프레지던트가 중앙회를 너무 세게 공격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이국노 사이몬 회장)

일부에서 박성택 회장이 돈으로 당선됐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예요. 명문 SKY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왔고 기업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데는 그만의 특별한 리더십과 이유가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걸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최전남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지난달 23일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된 2016중소기업 리더스 포럼에 참석했다가, 잠시 휴식시간에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다. 이번 리더스 포럼에 참석한 기자는 전국에서 모인 회원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의 인원인 86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내용도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개최 기원과 중소기업중심의 바른경제 구조를 위한 다양한 강연으로 짜여져 나름대로 품격과 격식을 갖추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박성택 중앙회장의 기자회견 내용 가운데 ‘5년간 대기업 임금 동결’ 주장이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관련 단체가 강력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앙회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자회견 내용의 배경에 대해 어느 누구 하나 속 시원한 답을 해주는 사람도 없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임금 격차는 사회갈등의 요인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무턱대고 대기업의 임금을 동결시켜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단가후려치기 근절 등 고질적인 병폐를 해소하면 자연스럽게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돼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처우가 개선된다는 논리를 전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박 회장과 정부측 관계자가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은 배경이다. 또한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의 경우와 달리 장관이나 전직 중앙회장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중앙회 관계자는 전직 회장단을 초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옥의 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성택 회장은 기업인 치고 마음이 순수하고 생각이 바른 사람이라는 평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각종 언론의 분석에 따르면 박 회장의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에 대한 의지 또한 확고하다. 홈앤쇼핑 대표이사 연봉(4억8000만원)과 중앙회장 대외활동비(연간 1.5억) 등 6억원이 넘는 수당을 포기했다. 봉사를 하는 사람이 연봉에 연연하면 그 취지가 사라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인사도 적지 않다. 봉급이나 활동비를 정상적으로 받아 보다 의미 있는데 사용하는 것이 훨씬 모양새가 좋지 않으냐는 지적이다. 아무튼 CEO는 물론 일부 기관장들이 돈에 눈이 멀어 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작금의 상황에서 박 회장의 청렴에 대한 소신은 단연 돋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부회장단 가운데 일부는 홈앤쇼핑을 둘러싸고 각종 이권을 노리거나 인사 청탁 등 갑질을 일삼고 있음에도 이를 눈 감아 주는 인상을 주고 있어 투명경영의 의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특히 내년 2월 홈앤쇼핑 마곡 사옥 이전을 앞두고 각종 장비 구입 등 수백억원대의 예산이 책정돼 있어 이를 손에 넣기 위한 치열한 이권다툼이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먼 산 불구경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밖에 본보가 수차례 지적한 홈앤쇼핑의 계파싸움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조직의 리더가 투명경영을 위해 솔선수범하는데 하부조직이 꿈쩍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리더가 져야함은 불문가지.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이 중소기업중앙회 내부 사정에 정통하지 못한 점을 들어 일부 사무국 직원들이 보이콧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다. A이사장은 중앙회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언론사 중견 간부 모임을 주선했다가 없었던 일로 했던 일이나, 중소기업 기살리기를 위한 특집방송을 기획했다가 무산된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홍보실을 겨냥해 “최근 중앙회 관련 기사를 보면 쪼가리 기사로 넘쳐난다”며 “단신 기사로 320만 중소기업들은 물론 중앙회 정회원들과의 소통이 되겠느냐”고 쓴소리를 내 던졌다. 또한 전직 집행부에서 저질러졌던 적폐들이 아직도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틈을 이용해 검은 손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오는 9월경으로 예상되는 1심 재판의 결과에 따라 박 회장의 앞날은 그야말로 안개속으로 빠져 들 공산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재선거에 대비하면서 동시에 업무정지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중소기업중앙회가 피감기관으로 선정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평소 정치권 로비에 대해 극도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박 회장이 정기국회 국정감사의 파고를 어떻게 넘을지, 이래저래 여의도에 부는 바람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 중오필찰, 중호필찰(衆惡必察衆好必察)’. ‘여러 사람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하고, 여러 사람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야 한다’라는 뜻으로, 사람들의 호오(好惡)에 따라 부화뇌동하지 말고 자신이 직접 살펴서 판단하여야 한다는 논어의 구절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볼 때가 아닌가 싶다.

 

박철의 프레지던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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