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박철의 프레지던트 편집국장
학력허위 기재는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범법행위
“차 후보는 입후보 사퇴하고 석고대좌하라”
“창피한 일이 아닙니까? 35년 역사의 세계한인무역협회(이하 월드옥타)가 왜 이렇게 됐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에서 10월4일부터 7일까지 제21차한인경제인대회 기간 중에 열리는 19대 월드옥타 회장 선거를 앞두고 한 월드옥타 회원의 이야기입니다. 이번 선거에는 이청길 후보(전 월드옥타 이사장)와 차봉규 후보(월드옥타 수석부회장) 2명이 출마를 선언, 현재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차봉규 후보의 학력허위 기재 의혹입니다.
차봉규 후보는 지난 8월30일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정진철 전 월드옥타 회장)에 제출한 학력사항에 최종학력을 서강대3년(1977.3-1979.6) 중퇴로 기재를 했습니다. 그러나 차 후보의 학력이 허위라는 소문이 급속하게 퍼져 기자에게도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이에 기자는 차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를 않아 메일과 카톡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질의1)8월30일 차 후보님께서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에 서강대 3년 중퇴로 기재돼 있는데 지금까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강대 졸업으로 보도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 차 후보님의 학력(최종학력)이 고졸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최종학력이 이력서에 기재된 내용대로 서강대 3년 중퇴가 맞습니까. (질의2)제보에 의하면 차 후보님이 8월30일 제출한 이력서에 학력이 잘못 기재됐고 경력을 추가하기 해 선관위에 수정을 요구했으나 최종 학력에 대한 수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데 사실인가요. (질의3) 차 후보님의 최종 학력을 놓고 유권자들이 혼선을 빚고 있는데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기자는 지난 9월29일 차 후보에게 위 3가지 질의사항에 대해 10월1일까지 답변을 해달라고 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습니다. 유권자들의 알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유치(?)한 내용을 기사화해야 하는 기자 역시 썩 내키지 않습니다. 몇 날을 고민하다가 용기를 냈습니다. 진실을 외면하는 기자는 ‘기레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기레기’란 기자쓰레기를 말하지요. 권력 앞에서 진실을 외면하고 아첨하거나 침묵하는 일부 기자들의 행태를 지적하면서 생긴 유행어입니다. 차 후보에게 던진 질문의 본질이, 얼핏 보면 학력을 우선하는 한국 사회의 한 병폐로 호도되거나 치부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크게 다릅니다. 향후 2년간 전 세계 65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의 이해를 돕고, 비전을 만들어가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중차대한 일입니다. 이에 무엇보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윤리적·도덕적 양심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을 거쳐야 함은 당연지사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쳤을 때 비로소 민주적인 조직과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입후보 학력 검증 거부하는 선관위는 직무유기
특히 이번 선거를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처사는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습니다. 이력사항에 대한 증빙 자료를 첨부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그럼에도 가장 기본적인 사실 조차도 검증하지 않은 채 선거 후보자를 공고했다고 합니다. 동네 반장 선거도 이 정도는 아닐 것입니다. 급기야 이청길 후보가 선관위에 강력하게 이의제기를 했습니다. 이청길 후보는 “9월29일자 문서에서 차 후보의 학력이 허위이기 때문에 차 후보의 후보자격이 상실되었다는 사실을 공지하도록 선관위에 요청했으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월드옥타 고문 변호사(김병욱․김정흠․홍세봉) 3인 모두 차 후보의 (후보)등록이 무효라는 의견서를 선관위에 제출한바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는 엄연히 선관위의 직무유기로 범법행위입니다. 선관위의 불편부당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월드옥타는 정부로부터 매년 25억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받습니다. 그래서 공공의 성격이 매우 강한 민간단체입니다. 이런 단체는 무엇보다 도덕적인 수준과 윤리의식이 요구됨은 당연합니다. 혹자는 이번 사태를 두고 선관위가 “학력허위기재를 한 후보 측으로 부터 물먹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에 선관위는 그렇다 치고 더욱 가관인 것은 차 후보의 이중적인 행위입니다. 8월 30일 차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학력 및 이력을 허위로 기재하였거나 다른 결격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는 등록 자체도 무효가 되며 당선 후에도 자격을 상실한다’는 규정에 친필 사인과 함께 서약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묵묵부답입니다. 차 후보가 “당선되고 나서 보자”식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신성한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유권자의 수준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이런 후보자가 회원들을 위해 자기 돈을 써 가면서 봉사를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 아닐까요?
국내법상 선거를 앞두고 학력위조는 상당히 무거운 형벌을 내립니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당선이 되더라도 거의 선거무효가 일반적입니다. 이번 선거 역시 차 후보의 학력이 허위로 판명될 경우, 차 후보가 당선된다하더라도 상대 후보가 소송을 하게 되면 낙마할 가능성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월드옥타는 또 다시 엄청난 사회적 비용에다 조직원 이탈 등 심각한 국면으로 빠질 공산이 커지게 됩니다. 35년 역사를 가진 월드옥타가 이번 선거 때문에 완전히 코메디 개그가 됐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전 세계를 누비며 비즈니스를 통해 한국경제영토를 넓히고 있는 자랑스러운 월드옥타 회원들의 앞날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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