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중기청과 중기중앙회 갈등전말….파부침주(破釜沈舟) 결사항전 태세의 박성택 중기청의 ‘홈앤쇼핑 대표 고발’ 요구 정면 거부… 권력과 재벌에 맞서기엔 한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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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7.01.12 18:24

■이슈/ 중기청과 중기중앙회 갈등전말….파부침주(破釜沈舟) 결사항전 태세의 박성택  중기청의 ‘홈앤쇼핑 대표 고발’ 요구 정면 거부…  권력과 재벌에 맞서기엔 한계 ?

파부침주(破釜沈舟) 결사항전 태세의 박성택

중기청의 ‘홈앤쇼핑 대표 고발’ 요구 정면 거부…

권력과 재벌에 맞서기엔 한계 ?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이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중기청이 ‘홈앤쇼핑 대표이사 고발’을 요구한데 대해 정면으로 치받는 등 중기청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탄핵정국을 맞아 대기업 중심 경제의 폐해를 바로잡는데 적극 나서는 한편, 대선에서 중소기업 요구를 최대한 반영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박 회장의 선거법 위반혐의가 위헌으로 판결나면서 힘을 얻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물론 박 회장의 과거 인사스타일 등을 감안하면 ‘한계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장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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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섭 중기청장, 박근혜 코드인사 지적 나와

지난 12월 15일(목) 열린 ‘중기중앙회(이하 중앙회)’ 송년회에서 예년과는 다른 장면이 있었다. 주영섭 중기청장이 참석, 연설을 한 것이다. 중앙회 가족 모임의 성격이 강한 송년회에 중기청장이 참석한 것도 이례적인데, 간단한 축사가 아닌 다소 긴 시간의 연설을 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주 청장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기업의 스마트화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스마트화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스마트공장이란 전통 제조 공장에 ICT(정보통신기술)를 융합해 에너지효율을 높이고 자동화 비중을 높인 공장을 말한다. 그는 또 “중소기업의 활로를 해외수출에서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KOTRA 등 수출 지원 기관들의 활용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소업계에서는 주 청장의 중앙회 송년회 참석을 두고, “탄핵정국으로 입지가 약화된 주 청장이 중앙회와 관계개선에 나섰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2016년 1월 취임한 주 청장은 박근혜 정부 인사의 ‘등용문’으로 논란이 많았던 ‘국민경제자문회의’ 출신이다. 이곳 민간 자문위원 출신들이 공공기관장 등 고위 공직에 다수 진출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작년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 결정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로 최근 특검에 긴급 체포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곳 출신이다. 자문회의가 학계, 연구계 등 전문가 그룹이 고위 공직으로 진출하는 발판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주 청장의 경력을 보면 중소기업과는 거리가 멀다. 주 청장은 1956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원과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에서 각각 산업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우전자㈜와 대우자동차㈜ 등에서 근무했고 GE 써모메트릭스 아시아태평양담당 사장, ㈜현대오토넷 대표이사 사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산학협력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중소기업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주 청장 임명 당시 중소기업계 내에서는 중기 사정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최근 ‘박 대통령 탄핵’으로 주 청장의 입지가 더욱 불안하게 됐다는 시각이 많다. 향후 경제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박근혜 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점검과, 인사과정에서의 보은인사, 정실인사(情實人事), 코드인사에 대한 검증 작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홈앤쇼핑 대표 중기청장 고소까지

주 청장의 약화된 입지는 중기청의 ‘홈앤쇼핑’ 감사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중기청과 중앙회의 갈등에서도 확인됐다. 중기청은 작년 8월 공개한 감사보고서에서 홈앤쇼핑의 면세점 지분 헐값 매각으로 주주에게 피해를 줬다며 ‘강남훈 대표를 배임 혐의 등으로 2016년 12월 12일까지 검찰에 고발해 달라’고 중앙회에 요청했다. 홈앤쇼핑은 중앙회가 대주주로 실질적인 지배권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회는 이사회를 열어 강 대표 고발을 거부하는 쪽으로 결론 내렸으며, 오히려 강 대표가 작년 12월 9일 중기청을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중앙회와 중기청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강 대표 개인 명의로 고소했다는 후문이다. ‘홈앤쇼핑’ 측은 “당시 지분매각 결정은 면세점의 경영환경 악화를 우려해서 결정한 ‘경영적 판단’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은 중기청이 ‘홈앤쇼핑’의 경쟁 상대라고 볼 수 있는 ‘공영홈쇼핑’을 출범시키면서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다.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7월 개국, 국내 중소기업과 농축수산업계의 주요 판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TV홈쇼핑 업계 최저 판매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중소·벤처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을 100% 편성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중기청이 “홈앤쇼핑은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란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당초 취지를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직접 나서서 설립한 회사다.

중앙회가 중기청에 이처럼 강하게 반발할 수 있는 배경은 주 청장의 약화된 입지와 함께, 그동안 박 회장의 발목을 잡아 왔던 선거법 위반 사항 중 일부가 위헌으로 판결나면서 박 회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중기청의 지적 사항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여전히 중앙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중기청과 중앙회 갈등, 상근부회장 교체로 실마리?

‘홈앤쇼핑’을 둘러싼 갈등을 중기청의 중앙회 군기잡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기업계에서는 과거 김기문 전 회장 체제에서 중앙회는 중기청과의 관계에서 우위에 있었다고 평가한다. 중앙회장이 대통령 해외순방 시 부총리급 의전을 받으며 수행하게 된 것도 김기문 체제의 성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 회장 체제에서 중기청과의 관계가 역전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는 박 회장이 그동안 선거법 위반으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중기청이 고발을 요구했던 강남훈 대표는 김기문 체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로, 김기문 전 회장에 의해 ‘홈앤쇼핑’의 대표로 발탁된 인물이다. 중기청은 이번에 ‘강남훈 대표 고발’을 통해 중앙회의 김기문 색깔 지우기와 함께 ‘관계 역전’을 노렸다는 것이다. 중기청은 중앙회가 ‘강 대표의 고발’ 요구를 거부함에 따라, 강 대표를 직접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기청과 중앙회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와 관련 최근 의미 있는 변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임기가 만료된 송재희 중앙회 상근부회장 후임으로 현재 중기청 차장으로 재직 중인 C모씨가 내정됐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신임 상근부회장 취임이 중기청과 중앙회의 관계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C모씨는 업무에서 매우 깐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로, 중앙회 내부에서는 새로운 혁신을 기대하는 시각이 많다. 중앙회가 중기청의 일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신년 첫 현장 방문으로 지난 1월 3일 인천 도화동에 위치한 중소부품제조업체 ‘이랜시스’를 방문해 스마트팩토리 도입 현황을 살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경영관리를 잘 하면 충분히 역량이 있으며 해외로 활발하게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팩토리는 주 청장이 작년 송년회 연설에서도 강조했던 중기육성 정책이다. 박 회장은 올해 들어 스마트팩토리 확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박 회장은 중소기업 수출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수출을 통한 중소기업의 활로 개척’은 작년 초 취임한 주 청장의 중점 사업이다. 중기중앙회는 2012년 설립된 미국LA 해외사무소 외에 작년 1월 베트남호치민 사무소와 작년 10월 중국상하이 사무소를 잇달아 개설했으며, 베트남과 중국의 수출상담회를 개최해 각각 1000만 달러와 560만 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특히 지난 12월에는 부산 BEXCO에서 중기청과 공동으로 조선·해운업, 기계·부품 및 자동차부품 산업 관련 중소기업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를 개최, 9,8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올해도 수출을 통한 중소기업 판로지원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소업계에서는 주 청장이 중점사업으로 강조하고 있는 ‘수출 강화’와 ‘스마트 공장’이 현재 중소기업 정책의 가장 핵심사업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박 회장 제목소리 내기, 회의적인 시각도 많아

‘파부침주’(밥 지을 솥을 깨트리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이 2017년을 맞이하면서 선택한 사자성어다.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박 회장은 “한국 경제가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들려오는 가운데, 경제‧정치‧사회적으로 불어 닥칠 변화를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탄핵정국을 맞아 박성택 회장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회장은 신년사에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등 대기업 중심 경제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한 과제의 경우 여당과 야당,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대타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 회장은 작년 12월13일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여야 대선후보들의 선거공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정책과제 발굴을 적극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기업계에서는 2012년 대선 이후 잠잠했던 ‘중소기업부 승격’ 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소업계의 오랜 숙원인 중소기업부 승격을 차기 정부에서는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났다. 박 회장은 작년 12월 30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한 폴 매너포트와 중기중앙회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폴 존 매너포트는 로널드레이건, 조지부시 대통령 당선에 기여하는 등 주요 선거캠프에서 활동해 온 선거 전략가로 트럼프 정부 정책에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경제단체 중 유일하게 중기중앙회장의 초청으로 마련된 이번 간담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FTA 등 대외경제정책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입장 안내와 협조를 당부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박 회장의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지난 박근혜 정부의 대기업 위주 정책에 대해 중앙회가 제대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적이 있었느냐?”며 “권력의 공백기가 되니까 목소리를 높이지만, 새로운 권력이 들어서면 다시 움츠러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다른 관계자는 “박 회장의 권력 눈치보기는 그동안 박 회장의 선거법 재판 영향이 크지만, 박근혜 정부 주요 인사들과의 친소관계도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기중앙회가 정경유착에 대해서는 비판하면서도, 전경련의 잘 못된 행태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 중심경제의 사회적 공감대 확보를 위해서라도 전경련의 재벌중심 논리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회 일부에서는 ‘박 회장이 취임 후 산하기관 인사 등에서 보여줬던 결단력 부족’을 지적하면서, “이번에도 강단 있는 모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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