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봉승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 귀금속산업,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으로 체질변화 필요 한중FTA 결과 주얼리업계 큰 타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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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esident 2017.03.17 15:59

■인터뷰/  이봉승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 귀금속산업,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으로 체질변화 필요  한중FTA 결과 주얼리업계 큰 타격받아

인터뷰/

이봉승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귀금속산업,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으로 체질변화 필요

한중FTA 결과 주얼리업계 큰 타격받아

 

국내 귀금속 가공업체는 전국에 4,700여개 정도로 추산된다. 그 중 절반이 넘는 2,500개가 서울 지역에 몰려 있고 그 중 70%가 피카디리 극장 및 옛 단성사를 중심으로 종로3가 일대에 몰려있으니 이곳을 한국귀금속가공업의 메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주최, ‘국민영웅’으로 선정된 이봉승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가 귀금속 가공 기술력도 세계 최상위급이고 산업적 전망도 매우 밝다”고 확신했다.                 김지태 기자

 

이봉승 회장은 전국에서 주얼리업계 종사자들은 350,00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 파악하는 인원은 35,000명 선으로 매우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이 회장은 한중FTA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착오라고 판단한다.

“종로 귀금속 도매상이 외국인들과 거래하는 물량은 엄청납니다. 주로 중국, 몽골 등지에서 온 사람들인데 현금으로 물건을 사 갑니다. 한마디로 세금을 피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외국인들이 도매로 살 경우 한국에서는 부가세를 내야하지만 자신들 나라로 들어가서는 세금을 내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중국같은 경우 이것저것 붙어서 많으면 57% 세금이 붙는다고 하는데 이걸 누가 신고 하겠습니까.”

엄연한 수출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상들의 관행에 따라 관세청에 데이터가 잡히지 않았고 그로 인해 시장 및 수출규모가 확연히 축소됐다는 것이다. 한국 귀금속의 수출 근거가 없다는 판단하에 한중FTA를 체결했는데, 한국 귀금속의 중국수출 관세는 20%인 반면 중국 귀금속의 한국 수출은 0%라는 엄청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주얼리 분야를 사치품 시장, 탈세 시장으로 보곤 했던 과거의 편향된 시각과 그에 따라 폐쇄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던 관행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다. 귀금속 가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이 회장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막말로 어려운 현실에 처해 있는 우리의 귀금속 공장들이 중국으로 이사를 가서 싼 노동력으로 만들어 오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는 처사였는데 어떻게든 재협상이 필요했습니다.” 당시 서울 조합장으로 있던 이 회장은 이를 시정하기 위해 국회 등을 다니면 100여 명의 국회의원들을 만나 설명을 했지만 재협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얼리업계 청신호가 된 소공인특화지원센터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던 이 회장에게 최근 서울시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3년 전 서울의 4대산업으로 주얼리를 포함시킨 서울시에서 2015년 주얼리 업계를 포함하는 ‘소공인특별법’을 제정해 지원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 후 종로주얼리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지정을 받았고 직원들과 운영비를 지원받았다. 한중FTA 결과로 인한 허탈함을 해소할 만 한 건 아니었지만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지정은 주얼리 업계의 청신호가 됐다. 다양한 지원혜택과 대출상담 등을 시작하자 그 동안 사치와 탈세 등 부정적 인식 때문에 위축되어 있던 업체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고 회원 수도 많이 늘어났다. 오는 3월에는 주얼리 업체들을 위한 공동 장비실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1억원대의 3D프린터기와 레이저 각인기 그리고 전문 인력이 지원된다. 공동장비이기 때문에 원하는 업체는 누구나 신청을 하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영세업체들에게는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제법 규모가 큰 주얼리 업체는 새로운 기계들이 나오면 구입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영세업체들이 문제입니다. 이들은 빚을 내서라도 기계를 삽니다. 그러다가 또 새로운 기계가 들어오면 또 사들이고 악순환입니다. 결국은 소규모 영세업체들은 기계만 구입하다가 도산 위기에 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귀금속 가공기계의 경우 대당 5억, 1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제품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 회장이 나서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고가의 새로운 기계를 공동으로 구매해 사용하자는 제안을 했다. 중기청 관계자에게도 지원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다행이 소공인특화지원센터가 생겨서 다음달 공동장비실이 마련됩니다. 이제 시작이지요. 앞으로 더 큰 공동의 이익을 위해 많은 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한중FTA로 인한 현실적 한계를 만회해 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 회장은 중국 시장을 직접 노크하기도 했다. 중국의 각 지자체 중에서 한국 주얼리 업체와의 직접 연결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중국 이곳저곳을 다닌 결과 하얼빈 시와 연결이 됐다. 주얼리산업 융성 정책을 펴고 있는 하얼빈 시에서는 공장 부지를 제공하고 관세의 20% 중 14%를 지방정부에서 부담하고 6%로 인하하는 조건으로 MOU를 체결했다. 이러한 성과들이 협회를 통해 알려지면서 주얼리 업계는 보다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노동집약적산업에서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해야

이 회장의 귀금속 제조가공업체들에 대한 애정은 매우 각별하다. 25년 전 귀금속 유통을 시작으로 귀금속업계와 인연을 맺었는데 누구보다 수익이 많아야 할 제조업체들의 열악한 환경을 보고 환경개선이 시급함을 절감했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협회를 찾아가 이사직을 자처했고 다양한 정보들을 모이기 시작했다. 서울조합장에 출마해 일을 하면서 개선할 분야들이 너무 방대하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이 회장은 관행대로 놔두기 보다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개선점을 찾아나가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 회장은 소공인특화지원센터를 통한 단순한 지원이라는 목표를 넘어서 ‘주얼리 업계의 체질변화’라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동안 노동집약적 사업이었던 주얼리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주얼리산업을 국가의 4대 산업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심천의 경우 큰 주얼리 공장에서는 2~3,000명의 근로자가 엄청난 물량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홍콩, 두바이, 태국 등 세계 각국을 다녀보면 주얼리산업의 미래가치를 알 수 있어요. 우리도 빨리 체질 개선을 통해 주얼리산업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홍콩의 경우 주얼리 계의 다국적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주대복’ 브랜드가 이미 한국에도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대규모로 생산되고 있는 귀금속들이 무관세로 한국시장에 밀려들어올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합회의 존재 의미는 한국의 주얼리 시장을 보호하고 나아가 한국의 우수한 주얼리 상품을 전세계 각국으로 진출시키기 위함이라고 이 회장은 강조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 원자재 세금 문제 등 다양한 제도적 검토와 정책에 관한 논의들이 수렴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내 수공업 식으로 소극적으로 이어져 왔던 주얼리 가공산업이 본격적으로 산업으로 재편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전망은 매우 밝다고 이 회장은 말한다.

 

주얼리업계의 공동판매장 마련 가장 시급

주얼리업계를 이끌면서 여러가지 시급한 사안들이 많지만 현재 이 회장의 가장 큰 바람은 주얼리 업계를 위한 ‘공동판매장’ 마련이다.

“종로에만 수천개 업체들이 밀집해 있지만 대부분 5~ 10인 미만 업체고 1인사업체도 많아요. 거래되는 금액이 다른 수가공업계에 비해 크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원자재 가격이고 공임은 봉제공장 수준으로 열악한 실정이에요. 그런 분들이 자신이 어떻게 스스로 판매를 하겠어요. 이런 분들을 위한 판매지원 전략이 절박합니다.”

이 회장은 “500개 업체가 한가지 씩만 진열을 해도 500개의 우수상품이 전시되는 셈이고 그런 상품들을 해외 바이어들에게 개방하면 놀라운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부지도 마련해 놓았다. 종로3가 피카디리 건물의 2층이다. 주변에 이미 주얼리 공장과 도매상 소매상이 포진해 있어서 주얼리 문화 확산을 위해 안성맞춤이라는 이 회장의 설명한다.

“현재 중기청과 서울시에서 종로 주얼리 업계와 성수동 제화업계, 문래동 소공인업계 지원 명목으로 85억여원이 책정되어 있는데 우리는 그 중 최소한 10억원만 배당이 되어도 이곳을 우수 주얼리 공동판매장으로 해서 종로의 명물로 발전시킬 자신이 있습니다.”

귀금속연합회는 지난 2월 15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선정한 ‘제1회 중소기업을 빛낸 국민영웅 Award’에 선정됐다. 10인의 선정자 중 협동조합연합회로서는 유일하다. 지난해 중국 심천, 북경, 상해, 두바이 등 해외 8개국의 전시회에 참가해 6,500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한 성과를 크게 인정받은 성과다. 주문액이 아니라 수십개 업체를 데리고 나가 실제 물건을 팔아 들어온 금액인데 실로 엄청난 성과라 할 수 있다. 이 뜻깊은 수상에 대해 이 회장은 “우리가 당당하게 수출을 해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며 “회원사 및 업계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말처럼 이번 수상이 귀금속연합회와 주얼리업계 전체의 밝은 비전을 향한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

 

DH1A9367 사본

(사)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 통합의 역사

1975년 5월 (재)한국귀금속보석기술협회(이하 기술협회)가 창립했다. 기술협회는 올해 12회째를 맞는 ‘국제귀금속장신구대전’, 18회째를 맞는 ‘한국귀금속공예기술경진대회’ 등을 통해 전국의 뛰어난 귀금속 가공기술자들을 발굴해 내고 국제기능올림픽 출전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기량을 높여왔다. 그러나 각 지방 지부 세공기술자 위주의 임의단체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 사업 등을 펼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발족한 단체가 한국귀금속가공업협동조합연합회(이하 귀금속연합회)로 1998년 1월 창립했다. 제조업체 대표자들 위주로 구성된 단체로 창립 이후 청년 직업교육 및 취업지원 그리고 해외전시회를 통한 수출지원 사업을 주로 해 오고 있다. 2009년 양 단체는 주얼리산업 전체의 공동발전과 제도개선, 위상제고 그리고 주얼리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차원에서 업계 전체의 동의 하에 통합 작업을 추했다. 그 결과가 2010년 창립된 지식경제부 산하 (사)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이하 주얼리연합회)다. 주얼리연합회로 통합이 되었지만 경진대회와 기능인 양성을 위한 기술협회와 정부사업을 위한 중기청 산하 귀금속연합회가 현재 함께 공존하고 있다. 기능적 역할분담을 위한 공존이라서 세 단체의 장을 통합회장으로 한 명 선출하고 한 명의 통합회장이 4년의 임기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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