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훈 재능교육회장, ‘스스로학습법’ 화제
<스스로학습이 희망이다> 펴내
밤낮 매달려 ‘학습시스템’ 개발
“오래 전부터 ‘스스로학습법’을 책으로 정리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계속 고사해왔죠. 그런데 지난해 이세돌과 바둑 대결을 한 알파고를 본 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박성훈(72) 재능교육 회장은 최근 저서 <스스로학습이 희망이다>를 집필한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알파고 쇼크’가 곧 스스로학습법이라는 답을 내렸다. 박 회장은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최고수가 된 이유는 ‘기보’(棋譜)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알파고에 이은 새로운 버전인 ‘알파고 제로’는 기보 입력 없이 사흘간 혼자 가상 대국으로 스스로 성능을 개선했다. 인공지능도 ‘스스로 학습’을 통해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셈이다. 실제 스스로학습법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학습목표 ▲과학적인 학습평가시스템 ▲개인별·능력별 학습을 통해 누구나 완전학습에 이르는 맞춤형학습을 추구한다.
쉬운 것부터 무리하지 않게, 짧은 시간 집중해서 매일 규칙적으로 충분히 반복학습을 하다 보면 아이들이 좋아서 스스로 공부하는 방식이다.
박 회장이 재능교육을 설립한 것은 1977년. 이 회사는 40년 이상 시간이 흘러 매출액(2016년 기준) 1950억원의 중견기업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업체로 성장했다. 그가 교육사업에 뛰어든 것은 유학시절 깨달은 한국 교육의 현실 영향이 컸다. 박 회장은 “1970년대 초 미국에서 공부했다”며 “미국과 달리,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주입식 교육 위주로 수업하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가슴이 아팠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은 귀국 후 한동안 무역회사 등에서 일했지만 가슴 뛰는 흥분이나 감동은 느낄 수 없었다. 당시 국내 상황은 일본에서 수입해 큰 인기를 끌던 한 학습지, 과목별 단행본 형태로 구성한 미국식 프로그램 교재 정도였다. 그는 과도한 과외열풍으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과 미성숙한 우리나라 학습지 시장을 보고 가능성을 점쳤고 이내 교육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회장은 당시로선 교육 전문가들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생소한 ‘완전학습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그는 “많은 아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양질의 교육 혜택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사업 이야말로 일생을 바쳐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업(業)이라는 신념 역시 가득찼다”고 말했다. 1981년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평가시스템인 토종 브랜드 ‘스스로학습법’은 이러한 그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과정은 지난했다. 가장 큰 문제는 프로그램식 학습 관련 자료를 국내에서는 전혀 구할 수 없다는 것. 미국을 수차례 오가며 프로그램식 교재들을 수록한 모든 도서 편람을 조사했다. 출판사와 헌 책방을 뒤지고 다니기가 일쑤. 그래도 없을 경우 워싱턴 국회도서관을 찾아가 관련 저작물과 논문을 찾기도 했다.
박 회장은 “밤낮 없이 연구개발에만 매달리다 보니 가족과 시간을 함께 보낸다거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평범한 일상조차 사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개발비와 직원들 급여를 충당하기 위해 살고 있던 집과 분양 받은 아파트를 팔고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탄생한 스스로학습법은 외국 교육 모델을 단순히 수입해 배포하는 것이 아닌, 개개인 능력 차이를 진단·평가할 수 있는 국내 첫 프로그램식 교재였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스스로학습법이 더 빛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목표로 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 양성’은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고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워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시키는 것이 요지”라며 “스스로학습의 교육 철학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훈 재능교육 회장은…
1945년 부산 출신으로 1977년 재능교육을 창업했다. 부산고와 고려대 상과대학을 졸업했다. 미국 브릿지포트대학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고려대 교육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부터 전국 재능시낭송대회를 개최해 시낭송 보급에 앞장서왔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시인협회로부터 명예시인으로 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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