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서민금융대토론회
관계형금융은 서민금융업계의 돌파구
서민금융사, 중소기업 자금지원의 정체성 확립해야
“서민금융회사는 중소기업 및 서민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담당하는 지역금융기관이다. 특히 경제적 약자로서 신용기반이 취약한 서민계층의 금융소외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한편 무분별한 사금융 확산으로 사회불안 소지를 제도적으로 흡수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서민금융회사는 서민과 무관한 여신을 집중시키거나 고금리 대출 취급 전략을 지속하는 것은 서민금융회사 본연의 역할 수행과 경쟁력 제고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월26일 농협은행 본점에서 열린 ‘서민금융 발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장봉섭 기자 bsjang00@empal.com
진동수 금감원장은 이날 서민금융회사로서의 역할과 정체성 확립을 위해 ▷관계형 금융활성화와 ▷서민금융 업계의 신뢰도 향상 등 2가지를 주문했다.
진 원장은 “최근 지방은행이 관계형 금융을 시행한지 1년여 만에 전체 관계형 금융대출(2015년 10월말기준 약1조8000억원)의 절반을 차지해 관계형 금융이 금융회사의 실적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관계형 금융의 활성화가 서민금융회사의 새로운 먹거리 및 성장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형금융이란 금융회사가 기업 등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과 재무비율 등 정량적 정보 외에 지속적인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 등을 통해 얻은 정성적·사적 정보를 이용하는 금융기법을 말한다. 그는 특히 “신용등급이 낮지만 사업전망이 밝은 지역의 유망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심사를 할 때, 재무제표 위주의 계량평가 이외에 최고경영자의 도덕성과 경영의지, 사업역량에 대한 평판 등 정성적인 정보를 종합하여 대출을 취급하면 서민금융회사가 은행권보다 유리하다”며 “관계형금융은 유망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와 함께 새로운 중금리대출 시장도 개척하여 금융의 실물경제지원 기능이 보다 활성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진 원장은 “서민금융업계가 과도한 금리와 수수료 등에 의존하는 단기적인 수익확대전략은 결국, 고객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영업활동 이외에 지역사회에 대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이미지전략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진 원장은 또한 “지역금융 실적이 우수하고, 중금리 및 신용대출 등 서민금융 지원에 적극적인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는 지점 설치시 증자요건을 완화하고 신용공여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등 영업 규제와 관련하여 과감한 인센티브가 부여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금년 중 업계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추진할 예정이다”며 “신용카드·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에는 외형경쟁보다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금융소외계층에 대해 금융애로 해소와 금융소비자 보호가 실질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금융법질서 위반사항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이순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이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해 설립된 서민금융회사임에도 그동안 구조조정의 과정 속에서 생존과 수익문제에 집중하며 본연의 역할에 소홀하였던 부분이 있었다”며 “최근 중국의 저성장에 따른 국내 실물 경제의 전반적인 불황 등으로 신용도가 낮은 서민과 중소기업들이 더욱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그 어느 때 보다 더 서민금융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고 했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도 “앞으로 협회를 비롯한 서민금융업계는 기존 금융관행의 틀과 타성에서 과감히 벗어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서민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는 금융감독원, 저축은행중앙회, 여신금융협회, 신협중앙회,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공동 주최로 열렸다. 진웅섭 원장, 이순우 회장, 김근수 회장, 허식 농협중앙회 대표, 김현식 산림조합중앙회 부회장, 주원식 신협중앙회 이사를 비롯해 저축은행·여전사·상호금융 대표, 학계·연구원 등 외부전문가, 금융이용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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